믿음/교리상식

판공성사의 의미와 규정

더 창공 2007. 1. 18. 15:09
 

1. 판공성사의 의미와 규정


 판공(辦功)성사란 말은 한자의 뜻 그대로 힘써 노력하여 공로를 갖춘 다음에 받는 성사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 공로를 갖추었는지의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한 교리찰고(敎理擦考)가 따른다. 교회법상으로는 원칙적으로 1년에 한번만 받아도 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교회법 제 920호).그리고 그 시기도 부활시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는 성탄시기와 부활시기에 보도록 하고 있으므로 일년에 두 번 실시하게 된다. 한국교회 당국자들은 신자들이 성탄과 부활에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하는 것이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영신사정에 유익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목 지침서).


전통에 의하면 판공성사를 받기 전 교리시험(이것을 擦考라 했음)을 거쳐서 성사 표를 받은 다음 고백소에서 성사 표를 신부에게 내밀고 성사를 받는다. 교리시험이 따르는 성사이기 때문에 판공성사라고 하며 또 다른 이름으로는 4규(四規)성사라고도 한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교회법 중 특별히 정한 ⑴ 주일을 거룩히 지낼 것 ⑵ 단식, 금육재를 지킬 것 ⑶ 1년에 적어도 한번은 고백성사를 받을 것 ⑷ 1년에 적어도 영성체를 한번은 할 것 등의 네 가지 규정에 의한 성사라는 뜻에서 4규 성사라고도 한다.

  특히 지금은 대개 고해성사를 보는 것으로 판공을 마치게 되지만 예전에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서 고해성사를 보기 전에 본당 사제가 신자들 가정의기도 생활, 교회 생활, 가정 형편 등 해당 가정의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보고 개인의 기도생활, 성서나 교리 지식, 전례 등의 습득 정도를 알아보고 평가해 고해성사를 주었으며 이를 판공이라고 불러온 것이다.


  판공성사란 신앙생활을 어떻게 했느냐 하는 재판을 하는 시기이므로 그때 신앙생활은 어떻게 했는가? 또 교적은 정리가 잘 됐는가? 살펴보고 교무금 정리도 하고 교적도 정리하는 것으로써도 꼭 판공이 필요하다..


  판공성사를 할 때 성사 표를 사용하는 것은 각 개인의 신앙생활을 돌보기 위한 교회의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즉 교회가 신자들을 감시하고 제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정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써 마련한 것이다. 판공성사는 원칙적으로 부활절에 적용되며, 성사를 받았다는 확인이 교적에 기록된다. 행정법적으로 3년간 판공성사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면 소위 냉담자(쉬는 교우)로 분류가 된다.  그런데 다른 성사는 [받는다]고 하는데 고백성사만은 [고백성사 보았어]하는 식으로 성사를 본다는 말을 적용하는데, 그 이유는 초창기 박해 때 고백성사를 받는 암호를 신자들 사이에 [자네 일 보았나?]한 데서 오늘날까지 고백성사는 본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타 본당에서 판공성사를 보거나 고해성사를 본지 얼마 되지 않아 특별히 고백해야 할 것이 없을 경우에도 교적상의 기록을 위해서 본당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성사 표를 제출하는 성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


  종종 적지 않은 신자들이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감과 어려움을 느끼고 심지어는 고해성사에 대한 거부감으로 성당에 나오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에 대한 사목적 배려로 개별고해가 아닌 공동참회 예식을 통한 일괄 사죄의 기회를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회의 기본적인 가르침은 반드시 고백과 사죄가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며 다만 피치 못할 중대한 필요가 있을 때 교구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고해성사는 성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성사의 하나이다. 질그릇처럼 부서지기 쉽고 악으로 기울어져 있는 인간 조건을 배려한 하느님의 용서와 화해의 성사가 바로 고해성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라면 고해성사의 은총을 충만히 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자주,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하고 적어도 신자의 의무로 규정된 판공성사만은 빠뜨리지 말고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2. 사순기기와 대림시기 동안의 판공성사 실시


판공성사에 대한 바람직한 견해를 제시한다면 다음의 방법이 어떨까 생각한다. 원칙적으로 판공성사는 대림시기나 사순시기에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판공성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판공성사를 단지 성탄이나 부활 대축일을 한 일주일 정도 앞두고만 실시하거나 혹은 4-5일간의 기간만을 정하여 실시한다면 교우들 측에게나 사제들 측에게 힘들고 고생이 될 것이다.


교우들은 장시간 동안 줄을 서서 자기 차례가 오도록 기다리다 지칠 것이며, 사제도 고해소에서 장시간 앉아 지루하고 피곤할 것이다. 그리고 고해자들도 사제에게 고해를 통해 신앙상담시간도 여유 있게 갖지 못하고 바삐 서둘러 죄의 고백을 마치고 나가기 바쁠 것이다. 사제는 또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고해자들은 생각하며, 고해자의 영신상태에 알맞은  훈계(Monitio)도 제대로 해 줄 시간도 없이 사죄경 주기에 바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방법이야말로 판공성사가 필요하면서도 형식적이며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이 되는 것이다.


'믿음 > 교리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렐루야  (0) 2007.04.10
부활  (0) 2007.04.10
부활절과 달걀의 의미  (0) 2007.04.02
성모 소일과 하는방법  (0) 2007.02.01
[스크랩] 로사리오 기도  (0) 200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