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더 창공 2009. 1. 3. 12:50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연인이기 이전에 가슴을 열어놓고

만날 수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오해들로 상처받지 않고 등 돌리지 않고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연인이기 이전에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동료였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작은 꿈 하나씩을 가슴에 묻고

그 꿈의 성취를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좋은 동료 였으면 좋겠습니다.


연인이기 이전에 서로가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 안에서 무엇인가를 기대하기 보다는

그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 수 있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연인이기 이전에

우리 사랑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름 없는 들꽃을 아끼는 마음으로

서로의 영혼을 감싸 안을 줄 아는

가슴이 따뜻한 우리였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깊이의 잣대가 필요 없는 가슴,

넓이의 헤아림이 필요 없는 마음

자신을 투영시킬 맑은 눈을 가진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 버거워 휘청거릴 때

조용히 어깨를 내어주고

사심 없는 마음으로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우울할 때 마주앉아 나누는

차 한 잔만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고

하늘빛이 우울하여 몹시도 허탈한 날,

조용한 음악 한 곡 마주 들으며

눈처럼 하얀 웃음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모습 전부를 보여주고 돌아서서

후회라는 단어 떠올리지 않아도 될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서 문득 그 모습 떠올려지면

그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빙그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에게

참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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