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좋은친구가 필요할 때

더 창공 2009. 3. 21. 09:25

좋은친구가 필요할 때

 

나이들 수록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 하는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 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며 말없이 웃음만

건네 주어야하는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마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봐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방울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보다는

괴로울 때 술잔을 부딪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주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필요 할 때가 있습니다.

 

 

어쩜 나이 들수록 비위 맞추고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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