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 남경식 -
가을이 오면
빨강 노랑 하양 들꽃 가득한
강둑을 거니는 외로운 자가 되리
조그만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들꽃을 보고
휑하게 뚫린 가슴 한켠의
안스러운 연민을 다독이지 않을 이 있을까
홀로 어쩌지 못하고
상심의 눈물을 연신 섧게 닦아내며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고
흘러가야만 하는 강물도 상처난 아득한 세월을
큰 슬픔으로 독하게 이야기해야만 하리
망설였을 말마디엔
애매함보다도 더욱 깊은 현실의 벽
그러나 떠밀린 긴 시간의 틈을
이제는 화해의 포옹으로 보듬어야 할 시간
가을이 오면
빨강 노랑 하양 들꽃 가득 지는
강둑을 거니는 외로운 자가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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