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가면 - 박상희 -
8월이 다가도록
아직 마음은 더워지지 않았다
흐린 날에는
홀로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빗방울 해가며 차를 마셨다.
어느 듯 8월은 문을 닫는데
아직도 이 마음 풋 잎으로
방황의 길을 멈추지 못하고
세상은 문을 열고 기다리는데
나는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숙제로
가슴엔 상처만 남기는지
바다에 가도 햇살은 돌아 누워
흔한 낭만은 만날 수 없고
째깍 이는 시간의 발굽 소리만
파도 속에 밀려왔다 밀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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