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짧은 글

선녀와 나무꾼

더 창공 2010. 1. 29. 10:32

선녀와 나무꾼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1)

몰랐었다.

훔친 그녀의 옷이 그렇게 비쌀 줄은…

그리고 그 할부 용지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되리란 걸…

옆에서 코를 고는 선녀 마누라를 보며 애꿎은 옥황상제만 죽도록 원망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2)

폭포수에서 확인했어야 했다.

옷을 훔칠 때 똑바로 봐 뒀어야 했다.

사이즈가 엑스라지인 줄 그 누가 알았으랴...

가뜩이나 비좁은 방. 그녀가 들어온 후엔 두레박만 봐도 왠지 눈물이 난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3)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쇼.

선녀가 담배 피운다 하면 당신인들 믿겠소.

꽉 찬 그녀의 재떨이를 갈아주며 자식이 생긴다면 분명히 가르칠거요.

행여 어떤 사가지 없는 사슴이 너에게 숨겨 달라고 오면…

고놈 발모가지를 뿐질러 라이트 훅을 날린 후에 포수에게 넘기라고.

지상이건 천상이건 이제 선녀다운 선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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