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작은 새가 되고 싶다

더 창공 2010. 5. 25. 10:39

작은 새가 되고 싶다 - 이해인 -

 

친구야

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 앉아

하늘 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 싶다.

 

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래 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모든 이를

다 불러 놓을

넓은 집은

내게 없어져도

 

문득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짓는

나의 집은,

부셔져도 행복할 것 같은

자유의 빈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