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봄비가 내리면

더 창공 2010. 2. 25. 12:45

봄비가 내리면    - 김홍성 -

 

봄비가 내리면

푸르름으로 부풀어가는 세상

빈가지로 흔들리던 나무도

푸르러가는 기억을 찾아

빈 들녘엔 어느샌가 봄이

삐악 삐악 병아리 같은

노오란 싹들이

실눈 같은 눈을 뜨고 있다

 

차디찬 세월의 겨울은

얼마나 외로웠던가

봄이 오는 들녘에는 맑은

물소리와

수많은 새들의 눈물겨운

기쁨의 찬가가 흐르고

 

모두가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푸른 들녘을 가꾸고

마음껏 마실 생명수를 봄비는

수혈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