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

더 창공 2009. 9. 7. 10:21

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 - 이 채 -

 

 

밤송이 같은

가슴 열어 젖히고

어언 눈물로 익어 버린

 

참 아름다운

당신의 인내는

갈 곳 없는 바람도

쓸어 쓸어 안고

누구를 기다리는

찬란한 들녁이 되었나이까

 

당신이

못 견디게 추운날

 

당신이

그토록 땀 흘리던날

당신이 홀로 비를 맞던날

 

햇살도 바람도

지붕도 되어 주지 못했나이다,

나는

 

이제

당신의 숲이 성숙하여

모두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가

 

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을 겸허히 바라봅니다

 

낙엽을

밟고가는 걸음앞에

 

눈물로 익은

당신의 열매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