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그리움 때문에 삶엔 향기가 있다.

더 창공 2009. 9. 8. 09:34

그리움 때문에 삶엔 향기가 있다.

 

바람이

부는 것은

누군가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너에게

혹은 네가 나에게

보내는 바람엔 향기가 묻어 있다.

 

삶이란게

그렇습니다.

기쁨보단 슬픔이 더 많지요.

또한

사람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같은 양이라 할지라도

기쁨보단 슬픔을 더욱 깊게 느끼지요.

뿐만 아니라

기쁨은 순간적이지만

슬픔은 그렇지 않습니다.

슬픔의 여운은

기쁨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인 것입니다.

왜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전 그 해답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까닭을 알 수 있게 되었지요.

비바람을 거친

나무가 더욱 의연하듯

사람도

슬픔속에서

더욱 단련되어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헤세가 얘기했듯이

사랑이라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고뇌와 인내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나

극한 상황이었습니다.

언제나.

다만 스치고 지나간 뒤에야

그것이

내 삶의 한 부분이었구나하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차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재밌다니?

아마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릴 분도 있겠지만

삶이란

한번 살아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극한 상황이었고

언제나 최악이었지만

삶이란 어차피 곡예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 가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진실로

고통스럽다는 것은

누구와도

나눠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자기 내부에 쌓인 응어리를

누가 풀어낼 수 있겠습니까.

오직 자기 자신 밖에.

 

때문에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그만큼

진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리하여

그는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혼자임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들 스치고 지나간 뒤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