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묵상

여기가 내 집입니다

더 창공 2009. 9. 28. 10:51

여기가 내 집입니다

 

 

인도의 캘커타에서 빈민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테레사 수녀는 거리에서 한 소년을 만났다. 제대로 먹지 않아 깡마른 소년의 행색은 너무나 더럽고 초라했다. 수녀는 소년의 손을 잡고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소년의 더러운 옷을 빨아 입혀준 뒤 따뜻한 국물을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소년을 침대에 데려다 뉘였다. 소년은 평화로운 얼굴로 깊이 잠들었다.

 

그런데 이튿날 소년은 <어린이의 집>을 도망쳐 나갔다. 이를 안 수녀들이 소년을 쫓아가 다시 데려왔다. 그러나 소년은 기회를 엿보다 또 다시 도망쳤다. 깨끗한 옷과 따뜻한 음식, 잠자리를 왜 마다하는지 수녀들은 의아스러웠다. 다른 수녀들로부터 소년의 얘기를 전해들은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

 

"여러분 중 한 분이 소년의 곁을 지키다가 소년이 가는 곳을 한 번 따라가 보십시오."

 

그래서 한 수녀가 소년을 지켰다.

 

다음날 소년은 어김없이 도망을 쳤고 수녀는 소년을 몰래 뒤따랐다. 소년은 커다란 나무 밑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었다. 나무 밑엔 한 여인이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듯한 온갖 음식 찌꺼기들을 작은 질그릇에 담아 끓이고 있었다. 소년은 그 옆에서 기쁜 얼굴로 음식이 끓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녀가 소년에게 다가가자 소년은 두려운 눈빛을 띤 채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수녀가 미소를 띄우며 물었다.

 

"너는 왜 <어린이의 집>을 도망쳤니?"

 

소년은 여인 쪽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죠. 여기가 내 집입니다."

 

수녀는 <어린이의 집>으로 돌아와 눈물을 글썽이며 그간의 일을 테레사 수녀에게 들려주었다. 테레사 수녀는 잔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있는 그곳이 소년의 집이지요. 그리고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기 때문에 소년에겐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것일지라도 맛있는 성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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