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고향에는 가지 마소!

더 창공 2012. 2. 1. 09:25

고향에는 가지 마소!

 

불교 선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마조 선사입니다.

도를 터득한 그가 잠시 고향에 들른 일이 있었는데

이웃에 살던 한 노파가 보고,

“나는 무슨 대단한 양반이라도 와서 이렇게 소동이 났나 했더니

바로 쓰레기 청소부 마 씨의 아들 녀석이 왔구먼!” 하더라는 것입니다.

 

고향의 할머니는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달라졌는데도

어린 시절의 꼬마로만 여긴 것입니다.

이 소리를 듣고 마조는 반은 장난,

반은 감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즉흥시를 지었답니다.

 

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엘랑 가지 마소

고향에선 누구도 성자일 수 없으니

개울가에 살던 그 할머니

아직도 내 옛 이름만 부르네!

 

-선의 황금 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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