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조용히 음미

금이 간 항아리

더 창공 2012. 7. 10. 16:27

금이 간 항아리

 

 

어떤 사람이 양 어깨에 막대기로 만든 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다.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하나씩의 항아리가 있었다.

그런데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간 항아리였다.

 

물을 가득 채워서 출발 했지만,

집에 오면 왼쪽 항아리의 물은 반쯤 줄어 있었다.

금이 갔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른쪽 항아리는 가득 찬 모습 그대로였다.

왼쪽 항아리는 주인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주인에게 요청했다.

 

“주인님, 나 때문에 항상 일을 두 번씩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금이 간 나 같은 항아리는 버리고 새 것으로 쓰세요.“

 

그때 주인이 금이 간 항아에게 말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항아리라는 것을 안단다.

네가 금이 간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바꾸지 않는단다.

 

우리가 지나온 길 양쪽을 바라보아라.

오른쪽에는 아무 생명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이지만,

왼쪽에는 네가 흘리는 물 때문에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니?

 

너는 금이 갔지만,

너로 인해서 많은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나는 그 생명을 즐긴단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함을 추구한다.

자신의 금이 간 모습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어떤 때는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 낙심에 빠질 때도 있다.

 

세상이 삭막하게 되는 것은 금이 간 인생 때문이 아니라

너무 완벽한 사람들 때문이다.

 

좀 금이 가면 어떤가?

좀 틈이 있으면 어떤가?

좀 부족하면 어떤가?

 

옛날 말에 등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다.

금이 갔기 때문에 훌륭한 인생을 살다간

사람은 무척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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