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묵상

죽음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

더 창공 2010. 4. 19. 12:13

죽음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 (이중섭 신부)

   

죽음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죽음은 죄의 결과이다.

이것은 인간 영육의 일치를 강조하는 명제이다. 죽음은 자연적인 현상도 아니고 당연한 것도 아니다. 교회는 로마서 5장 12절을 바탕으로 하여 죽음과 죄의 연관성을 가르친다. "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다." 트리엔트리 공의회는 원죄문제를 다룰 때 죽음을 죄의 결과라고 가르쳤다(DS 788). 그러므로 죄와 연관되지 않은 죽음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이처럼 죄와 죽음을 연결시킬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죽음을 원치 않는 것처럼 우리의 죄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2) 모든 사람이 죽게 된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했으니까 모든 사람이 죽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가 이런 가르침을 통하여 죄의 보편성과 구원의 보편성을 가르치고자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죽게 된다는 죽음의 보편성은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죄의 보편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죄의 보편성은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구원의 보편성과 연관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죄와 음은 인간에게 멸망의 징조가 아니라 구원의 징조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논리에 따르면 죄를 지은 자는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고 그걸로 끝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논리는 전혀 다르다. 우리가 죄를 짓더라도 그분은 용서하신다. 하느님의 그 용서를 받아들이면 구원을 얻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만 만일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참으로 망한다.

   

3) 인간이 죽게 되면 회개할 수 없고 더 이상 공로를 세울 수 없다.

3세기의 대 신학자 오리제네스는 죄인들이 죽더라도 죽은 다음에 회개할 수 있고 충분한 보속을 받은 다음에 의인들과 함께 영생을 누린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은 단죄되었다. 이런 주장은 인간의 책임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인데, 동방교회에서 이런 사상이 오랫동안 풍미하였다. 그러나 교회는 성서를 따라(2고린 5,10 참조) 사람은 지상에서의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이것은 인간의 책임성을 상기시켜 주는 교리이다.

일단 죽게 되면 각 사람의 상태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더 악하게 될 수도 없고 더 선하게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일단 죽은 다음에는 더 이상 공로를 세울 수 없다는 가르침은 죽음이 '인생의 결산'임을 뜻한다. 우리는 신앙인기 때문에 인생의 결산은 곧 인생의 완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우리의 죽음은 죽음을 당하신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길이 된다. 그래서 우리의 죽음은 그리스도와 상봉하는 길이고 영생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