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영광

더 창공 2007. 5. 28. 09:27
 

영광<아버지, 당신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요한17,1>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거룩한 현존'을 '쉐키나(Shekinah)'라고 한다.

  하느님을 믿는 성직자, 수도자, 신자의 얼굴에는 주님의 임재가 늘 머물러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의 얼굴을 통해 그가 얼마나 창조주 하느님과 일치되어 있는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말로 '얼굴'은 '영혼'을 뜻하는 '얼'과 '통로'를 뜻하는 '굴'로 구성되어 있다. 즉 얼굴은 '영혼이 드나드는 통로'란 뜻을 지니고 있다. 그 얼굴에 늘 성령으로 가득한 주님의 종에겐 하늘의 찬란한 영광이 감돌고 있다. 반대로 주님 자녀의 얼굴에 성령이 아니라 온갖 세상적인 욕망으로 가득 차 있어서 주님의 현존을 느낄 수 없다면 문제가 된다.

  아무리 교리지식이나 신학지식이 많더라도 주님 자녀의 얼굴에서 '쉐키나'를 느낄 수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주님 자녀들이 영혼과 정신이 진지한 기도와 참회, 묵상과 성사를 통해 거룩한 삶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된다. 무엇을 머릿속에 많이 집어넣기 보다는 내 마음을 성령의 은총으로 더 정결케 하는 '마음의 길'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따라가야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마음을 통해 전해지는 성령의 은총으로 더 깊이 알게 된다. 이 쉐키나, 주님의 현존은 주님 자녀들의 얼굴뿐만 아니라 주님 자녀들이 기도를 바치는 성당, 주님 자녀들이 생활하는 가정과 사업장 위에도 늘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것은 주님께서 그 자녀와 삶을 사랑하시어 친히 이끄신다는 표지가 된다. 영광은 희랍어로 '독사(Doxa)'라고 하는데 이것은 '무엇 무엇을 인정하다'는 뜻이 있다. 그대 영혼과 정신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주인으로 인정하라. 그대의 모든 세포와 관절과 골수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인정하라. 그대 삶의 주신이신 하느님을 인정하라. 그대 사는 가정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인정하라. 나무와 풀과 바람과 강물과 구름의 주인이신 하느님, 피조물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전해주시는 하느님을 인정하라. 그분을 인정하는 만큼 그 분도 우리를 인정하시면서 그리스도에게 주셨던 영광을 우리에게도 부어주실 것이다.

“세상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이것은 성서와 성전이 끊임없이 가르치고 찬미하는 진리이다.

보나벤투라 성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 것은 당신의 영광을 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영광을 드러내고 나누시기 위해서이다.” 하느님께는 당신의 사랑과 선하심 이외에 창조를 위한 다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쇠가 만물을 창조할 손을 열었다.”

  그리고 제1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신의 선하심으로, 그리고 전능하신 능력으로, 유일하신 참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행복을 더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당신의 완전을 획득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당신의 창조물들에게 부여하신 선을 통하여 당신의 완전함을 드러내시기 위하여, 가장 자유로운 계획안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한 처음에, 유형무형의 피조물 하나하나를 무에서 창조하셨다.

 이렇게 당신 선하심을 드러내고 나누시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영광이며, 이를 위하여 세상이 창조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다. 이 영광스러운 은총에 대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 있는 인간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뵙는 것입니다. 창조를 통한 하느님의 계시가 벌써 지상의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게 생명을 주시는데, 하물며 ‘말씀’을 통한 성부의 드러나심이야 하느님을 뵙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생명을 주는 일이 되겠습니까.”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만물의 창조주이신 성부께서 마침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1고린 15,28>이 되시어 당신의 영광과 우리의 행복을 드러내시고 동시에 돌보시는 것이다.”

그러나 아드님께서도 모든 것이 당신께 굴복할 때에는, 당신께 모든 것을 굴복시켜 주신 분께 굴복하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입니다. <1고린 15,28>

'믿음 > 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수를 사랑하여라  (0) 2007.06.19
아버지가 자녀에게 주어야 할 선물  (0) 2007.05.28
행복한 가정  (0) 2007.03.19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0) 2007.03.14
고통을 선물로 여기면 당신은 성장 한다.  (0) 200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