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그 입장에서

더 창공 2007. 11. 27. 15:50
 

그 입장에서

  내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말로는 남을 이해하고 네 마음 내 다 안다 라고들 흔히 말들은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제가 모친상을 치르고, 성대 수술을 하고, 지나온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지루하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이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그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운 일인지 직접 겪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벙어리가 말은 못하지만 귀로 들을 수 있다면 살인이 난무 할 것이다.” 라는 옛말이 새삼스럽지가 않습니다. 남들이야 말을 하지 않고, 상대를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겠지만, 그 대상자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 나만 이런 고통을 겪어야 되나? 왜 내가 죽어야만 되나? 나는 남에게 못된 짓도 하지 않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인데, 못 된 짓을 많이 하고 그저 부정을 밥 먹듯 한 사람들은 떵떵 거리며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라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원망과 자책감 속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들은 작은 것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혼자 자학을 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우리 주변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세상을 살아 나가기가 쉽기도 하고 행복 해 질것이라 확신을 합니다.

  그러나 제가 겪은 중에는 좋은 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를 이해하려고 키를 낮추고 나의 입장에서 대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아름답기도 했었지요.  아내 하고의 관계도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 강합니다. 언제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조아리며 대화를 나누었던가? 아마도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입니다. 내가 필답을 한다니까 나와 같이 대화를 하려는 사람들이 나를 툭툭 치면서 그들도 필담을 나누려고 하더군요. 그냥 말을 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말이에요.

 우리가 봉사를 한다는 것은 현장에서 직접 그 대상자들과 인간적인 정을 쌓아가면서 직접 체험하고 그들의 고통을 같이하고 숙식을 하면서 느끼는 그 작은 것들이 그 대상자들의 아픔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므로 “과부 마음은 홀아비가 안다.” 라는 속담을 진심으로 공감을 할 것입니다.

  이제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모쪼록 올 가을에는 풍성함이 가득한 가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에는 추위를 느끼고 낮에는 더위를 느끼는 기온차가 심한 요즘 건강에 조심 하셔야 합니다. 흔히들 건강을 자신하고 소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지 건강을 잃고 나면 그것을 만회하기가 그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르실 것입니다. 모쪼록 풍요로운 가을과 더불어 건강도 풍요롭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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