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독서와 복음의 배열

더 창공 2009. 2. 14. 15:59

독서와 복음의 배열

  우리는 전례력으로 2009년 나해를 맞아 마르코 복음서를 주로 봉독 하고 있다. 이렇게 가해, 나해, 다해 3년을 구분해 독서를 봉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서의 주요부분을 대부분 봉독할 수 있기 때문.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말씀의 전례를 강조, 전례시기와 축일, 해당예식 등에 따른 다양하고도 더욱 풍부한 독서를 마련하게 됐다. 이에 성서본문이 길어졌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3년 주기, 3독서, 조화의 준 연속이라는 세 원칙을 채택했다.

  3년 주기는 심리적으로 너무 길거나 짧지 않은 적당한 기간이고 기억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또 비슷한 내용의 세 공관복음을 다 활용할 수 있고 신학적 특성이 강한 요한복음을 사순이나 부활 등 특수시기에 배치할 수 있다. 순서는 공관복음의 순서를 따라 첫해 (가해)는 마태오, 둘째 해(나해)는 마르코, 셋째 해(다해)는 루가 복음의 해로 정하였다. 해당 연도를 3으로 나누어 1이 남으면 가해, 2가 남으면 나해, 남는 숫자가 없으면 다해로 정한다.

  더불어 3독서 제도는 3년 주기와 같이 성서의 주요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고, 특히 구약에서 시작해 신약에서 완성된 구원역사를 연속, 종합적으로 들려주기 위해 마련한 것. 따라서 제1독서는 부활시기 외에는 구약성서, 제2독서는 복음을 제외한 사도들의 저서, 제3독서는 복음이 차지한다. 한편 제1독서는 조화의 원칙에 의해 복음에 따라 선정한다. 제 2독서와 복음은 서로 연관성이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준 연속 독서다. - 가톨릭신문 -

  초기 교회부터 시행되어 온 “연속독서”의 흐름에서, 에제리아의 “예루살렘 순례기”가 증언하는 것처럼, 더 밀접하게 관련된 독서를 선택하였던 큰 축일들은 벗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독서의 선택을 “주제별 독서”라고 부른다. 서방에서 “연속독서”의 원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개정에 이르기까지 겨우 최소한의 정도로 지켜지는 것에 불과했다면, 동방교회들은 이 원칙을 더욱 준수하였고, 독서의 선택은 본문의 구조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비잔틴 교회는 성령강림 후 17주간 동안 마태오 복음을, 그 후 16주간 동안 루가를 약간의 마르코와 요한복음의 도움을 받아 읽었다. 중세에 로마전례의 독서배열은 완전히 딴 모습이 되었다. 거의 매일 찾아오는 많은 주님의 축일과 성인들의 축일로, 로마 전례는 연속독서를 완전히 상실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다행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하느님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신자들에게 마련하여 주도록 성서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성서의 더 중요한 부분들이 백성에게 봉독되어야 한다.”(전례헌장 51항)고 천명하였고, 이에 따라 새로운 독서배열이 마련되어, 1981년 “미사독서” 제2판이 출판되었다.

  주일과 대축일에는 옛 전통에 따라 3개의 독서(구약, 신약, 복음)가 마련되었다. 주일 독서의 배열은 3년 주기를 따라 매년 공관복음 중에 하나(가해: 마태오, 나해: 마르코, 다해: 루가)를 읽도록 하였고, 요한복음은 매년 특수전례시기에 읽도록 하였다. 전례주년의 특수전례시기(사순, 부활, 대림)에는 주제에 따라 “주제별 독서”를 읽도록 하였고, 연중시기 주일은 “연속독서”가 되도록 하였다.

  주일과 대축일에 특히 구약독서와 복음의 긴밀한 관계에 특별한 주의를 두었다. 그래서 ① 복음에 인용된 구약본문이 독서에서 미리 읽도록 하거나, ② 구약과 신약의 분명한 대조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③ 구원역사의 연속성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으며, ④ 약속과 성취라는 관점으로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평일미사의 경우에 새 독서배열은 2개 독서를 2년 주기(홀수 해, 짝수 해)로 마련하였고(단, 복음은 매년 같은 것을 공유함), 특수 전례 시기는 2개 독서를 1년 주기로 매년 반복하게 하였다. 성인들의 기념미사와 특수예식(성사 및 준성사)미사, 기원미사, 다양한 환경의 미사를 위한 독서들도 마련하였다. 비록 주일과 축일에는 몹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평일에는 성인들의 기념미사나 다양한 환경을 위한 미사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져 있다(참조. 미사전례 성서).


미사 때 읽는 성서 구절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예배 행위가 하느님 말씀의 선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전례 안에 말씀의 전례가 들어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전례는 바로 성찬례(미사)입니다. 이 성찬례는 다시 두 개의 중심축을 가지고 있는데,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입니다. 말씀의 전례의 중요성이 돋보이도록 교회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 아래 이를 재구성했습니다. 

첫째, 적어도 복음 대부분을 신자들 모두 주일 미사 때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그리스도의 행적과  말씀을 기록한 성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이에'가'해에는 마태오 복음을,'나'해에는 마르코 복음을,'다'해에는 루가 복음을 읽도록 구성했습니다. 요한복음은 연중 2주와'나'해 17-21주에 읽도록 하여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라면 3년 안에 복음의 주요 부분을 다 경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둘째, 주일 미사에서 제1독서는 구약에서, 제2독서는 신약에서 따오되, 구약성서는 그 날 복음의 주제와 일치하는 것을 고름으로써 신자들이 그날의 복음 내용을 더 잘 이해하도록 배려함과 동시에 신약은 구약의 완성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2독서는 복음과 상관없이 바울로의 편지들과 야고보서를 연속적으로 읽도록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제2독서는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평일 미사를 위해서는 1년 안에 복음서를 순서대로 읽도록 배열하는 한편, 제1독서는 구약과 신약의 주요 부분을 추려내어 2년 안에 다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성서 독서를 배치한 까닭은 주일 미사에 충실한 이는 3년 안에, 평일 미사에도 참여하는 이는 1년 안에 성서의 주요부분을 대함으로써 신자들이 주님의 말씀을 양식으로 삼아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것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떠난 그리스도인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개인적으로도 끊임없이 성서를 가까이해야 함을 뜻한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