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받기만 원하는 우리

더 창공 2009. 3. 3. 17:31

받기만 원하는 우리

곧 죽을 사형수가 전기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곁을 지키던 신부가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소원이 없소?"라고 물어보았지요. 바로 그때, 사형수는 그 신부를 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신부님, 소원이 있습니다." 신부는 이제 곧 이 세상을 떠날 그 사형수가 측은하게 생각되어 " 어떤 소원이든 말씀하십시오. 제가 꼭 들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그 사형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제가 죽을때 제 손을 꼬옥 잡아 주세요."

신부가 이 소원을 들어주었을까요? 아마도 이 소원만큼은 들어줄수가 없었을겁니다. 왜냐하면 손을 잡고 있으면 그 신부도 감전될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문득 이 사형수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들의 평소 모습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우리들의 소원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 왜 우리들은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비는지요? 왜 나만 행복해야 하고, 왜 나만 부자가 되어야 하고, 왜 나만 건강해야 할까요?

소원은 바로 나를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그 소원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나만 사랑 받아야 하고 나만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소원한다면 우리들은 결국 은혜를 입고도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한달 동안 아주 특별한 실험을 했습니다

한 마을의 일정한 구역에 있는 각각의 집에 아무런 조건 없이 매일 만원씩을 나누어 준 다음 그 결과를 관찰해보는 것이지요

첫째날, 집집마다 들러서 현관에 만원을 놓고 나오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그가 제 정신으로 하는 행동인지 의아해 하면서도 멈짓멈짓 나와서 그 돈을 집어갔습니다.

둘째날도 거의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셋째날, 넷쨋날이 되자 그동네는 만원을 선물로 주고 가는 사람의 이야기로 떠들썩 했습니다.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2주쯤 되었을때, 동네 사람들은 현관 입구에까지 나와 돈을 나눠 주는 사람이 오는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가 언제쯤 올것인가 기다리게 되었고 , 그 소문은 이웃마을에까지 퍼졌습니다

3주쯤 되자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이상한 사람이 와서 돈을 주는 것을 신기하거나 고맙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4주가 되었을때 즈음에는 매일 만원씩 돈을 받는 것이 마치 밥을 먹고 세수하고 출근하는 것 같은 일상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드디어 실험기간이 끝나는 한달의 맨 마지막날, 실험을 계획했던 그는 평소와는 달리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지 않고 그냥 그 골목을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반응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기저기서 투덜거리거나 화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문을 거칠게 열고 현관까지 나와서 성난 목소리로 " 우리 돈은 어디 있습니까? 당신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왜 오늘은 내 돈만원을 안 주는 겁니까? 라고 따져 묻기까지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매일 만원을받는 일은 어느새 당연한 권리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신이 받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감사하지도 않습니다..그런데 다른 사람이 받는 것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말들을 하고 있는지요.

 

'믿음 > 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가 가져다주는 행복  (0) 2009.03.16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유산  (0) 2009.03.16
아버지의 마음   (0) 2009.03.03
독서와 복음의 배열  (0) 2009.03.03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라.   (0) 2009.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