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미사 때 자매들이 미사보를 쓰는 이유

더 창공 2009. 3. 16. 17:35

미사 때 자매들이 미사보를 쓰는 이유

교회의 오랜 전통일 뿐입니다. 여성은 미사 중에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미사보가 갖는 의미를 잘 이해하고 교회의 좋은 전통으로 받아들여 머리에 쓰시면 하느님께서도 기쁘게 보아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미사보가 남녀차별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쓰시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미사보와 관련된 역사는 구약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창세기 24장에 리브가가 장차 남편이 될 이사악의 앞에서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라는 기록이 있고, 출애굽기 34장에는 야훼 하느님을 만나고 나온 모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기에 다시 하느님과 대화하러 들어갈 때까지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구약성서는 야훼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 때문에 하느님의 성소와 지성소 사이를 휘장으로 막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출애 26―27장). 이 휘장은 속죄의 의미도 함께 포함합니다.

이렇게 구약성서가 전하고 있는 수건은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 속죄의 의미까지도 포함하고 있고, 오늘날까지도 이 의미는 유다인들에게 전해져 그들은 기도할 때 반드시 머리에 수건을 얹는 풍습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예루살렘 성전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유다인들을 보면 남녀 모두가 머리에 모자를 쓰거나 수건을 얹고 있는 모습이고, 유다인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유다인들의 풍습을 따라야 합니다.

신약성서에서 미사보와 관련된 언급은 고린토 전서 11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바오로 사도는 “여자가 기도를 하거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전할 때 머리에 무엇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성서본문은 당시의 상황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하여 여성신자들에게 미사보 착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례 때에 죄를 깨끗이 용서받았다는 표지의 하나로 흰 수건을 받습니다. 이 흰 수건은 회개와 용서, 속죄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런 면에서 미사보가 갖는 의미는 구약성서가 말하는 의미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례 때에 흰 수건을 받는 것은 남성들에게도 해당되지요. 따라서 남성들도 미사 때에 흰 옷을 착용함으로써 회개와 용서, 속죄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회의 전통이 신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미사보의 착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미사보[veil] 요약 미사 등 공식 전례 때 세례를 받은 여성 신자들이 쓰는 머릿수건. 원어명[velum] - 일반적으로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가 사용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흰 미사보를 쓰고 장례 미사에는 검은 미사보를 사용한다.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 관습은 구약 시대에도 있었으나 당시 베일은 미혼임을 상징하였다. 모세와 엘리야가 야훼의 현존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출애 3:6, 1열왕 19:13)는 기록에 있듯이 남자도 하느님 앞에 나갈 때는 얼굴을 가렸다.

신약 시대에 여성의 베일은 외출하기 위해 입는 큰 외투의 일부였으며, 특별히 전례 기간 동안에는 머리를 가리는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1세기경에 유대인들과 그리스도교 여성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의복과 분리된 베일을 착용하기 시작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여성 신자들이 교회의 공식예절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시작된 것은 사도 바울로가 고린토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를 공적으로 언급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과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공적인 모임에서 여성의 머리를 가리는 관례가 이방계 그리스도교인에게도 요구된 것이다.

바울로는 여성의 머리는 남편을 상징하므로 교회의 공식 예절에 참여할 때 여성들의 머리를 가리라고 했다. 이는 당시의 풍습일 뿐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의미는 아니다. 초기 교부들도 베일의 착용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다. 2∼3세기 교회 신자들은 엄격한 신앙생활을 강조하였는데 교부들은 여자들이 성당에서나 길거리에서 베일을 쓰고 다닐 것을 요구하고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소박한 복장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현재 수도자들이 쓰는 베일은 3세기경부터 그리스도와 맺은 영성적인 혼인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주교들이 베일을 축성하여 동정녀들에게 나누어 주고 축성하면서 시작되었다. 반면 일반신자들에게도 사도 바울로의 강력한 권고와 초기 교부들의 엄격한 가르침에 따라 신앙인으로서 소박한 생활과 정숙한 몸가짐의 한 표현으로 전례 때 미사보를 쓰게 되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흰색 미사보를 선호하였고 미망인인 경우는 검은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것은 미사보를 쓴 사람이 세례성사를 통해 깨끗해졌다는 순결의 의미가 흰 색상에 담겨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남녀평등이 보편화된 현대에서는 미사보를 쓰지 않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여자에게만 미사보를 쓰도록 강요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미사보는 신랑을 맞는 신부의 겸손의 표시

미사 때 미사보를 쓰는 것의 유래는 옛날 구약시대의 풍습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사악의 부인 리브가가 자기 장부 앞에서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창세 24, 65)는 것에서 그 기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미사보의 관습은 일반적으로 고린토교회에 보내는 사도 바오로의 말에서 유래됩니다. 『여자가 기도를 하거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할 때에 머리에 무엇을 쓰지 않으면 그것은 자기 머리, 곧 자기 남편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머리를 민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만일 여자가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된다면 머리를 깎아 버려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머리를 깎거나 미는 것은 여자에게는 부끄러운 일이니 무엇으로든지 머리를 가리십시오』(1고린 11, 5~6).

이것을 남녀 차별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성서의 시각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신랑과 신부의 관계 개념으로 봅니다. 여성은 하느님과 결합하는 하느님 백성의 개념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신부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미사보를 쓴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내 남편은 예수님!」 그래서 미사보는 바로 신랑을 맞는 신부의 겸손의 표시입니다. 남자가 「내 남편은 예수님!」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자매님은 신부의 특권을 잘 누리고 계십니다.

 

김연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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