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묵상

사순시기의 행복

더 창공 2010. 3. 5. 11:53

사순시기의 행복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을 미워하는 나의 나쁜 버릇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아무리 그가 잘못하고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좀 더 오래오래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을 갖게 해 주십시오.
끝까지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며
나 스스로 절망했던 시간들을 깊이 반성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도우심 없으면 너무나 멀기만 한 믿음의 길입니다.
길 위의 길을 걷게 하시고 지금부터는 좀 더 사랑의 새 길로 나아가게 해 주십시오.
지금 나에게는 당신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부활할 때까지는 나도 피 흘리며
나도 당신처럼 사랑의 길을 가게 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는 가장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해 주십시오.
내일 이 시간에도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은 기적일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이 나를 배신하고 고통 속으로 나를 던지더라도
당신만은 나를 지켜주십시오.
베드로의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서 엎드려서
간절하게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너무도 당신을 사랑하기에 때로는 지금보다 더 외로울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절망 속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빛으로 오시는 당신을 맞이하기 위하여
나의 목마름은 성당 입구의 성수로 내 영혼을 밝히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내 영혼에 촛불을 켜고 나는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아직도 나는 어둠 속에 갇혀 있습니다.
작고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는 나의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지금 내 손 안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상의 명예와 은행의 신용카드도 없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입니다.

왜 내가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지,
왜 내가 이웃과 가족들을 용서해야 하는지
해와 달이 지나갈수록 이제야 깨닫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나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당신 앞에서 나는 울고 있습니다.
당신은 내 안에서, 나는 당신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내가 죄인이어도 당신의 사랑이 나를 또다시 살아가게 합니다.
다시 한 번 참회의 눈물로 당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내 가슴에 출렁거리는 당신의 물소리를 듣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여, 떠다니는 구름처럼 나는 방황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좀 더 새로워진 마음으로 당신 앞으로 나아가게 하십시오.
상처 받은 내 영혼을 당신께서 치유해 주십시오.
이번 사순시기 동안에 당신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안과 절망의 무덤으로부터 일어나 다시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에게서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 죄를 지었습니다. 나를 고쳐 주십시오. 자비를 베푸소서.

오늘 하루 나의 삶 안에서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이 가게 해 주십시오.
준비되어 있는 당신의 사랑을 의심 없이 믿고 따르게 해 주십시오.
지금, 여기에서 내 영혼을 당신께 맡기고 있습니다.
나의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깊은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이 말씀하시고,
나는 듣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끊임없는 나의 기도는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삶 속에 스며있는 참된 행복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눌 수 있도록 은총을 주소서.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