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천당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더 창공 2010. 5. 11. 10:19

천당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이중섭 신부)

   

1) 천당의 성인들은 하느님께 대한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인식을 갖는다. 천당에 있는 사람들은 매개체 없이 하느님을 계신 그대로 선명하고 명백하게 뵙는다. 이것을 지복직관(至福直觀)이라고 부른다.

우선 천당의 의인들은 부활하신 성자의 인간성을 뵙게 되고, 신성과 인성의 위격적 일치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게 된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셨고 사람이라는 사실의 파악은 지복직관에 이르는 유일한 통로이다. 왜냐하면 성자의 인성은 일시적으로 취한 가면이 아니라 성자께서 존재하시는 새로운 양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당에 가게 되면, 인간이 되신 성자를 통하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신비를 알게 될 것이고 하느님의 본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복직관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본성 전체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있는 그대로 다 보여 주시지만 피조물의 제한성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의 본성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2) 의인들은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 의인의 행복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느님을 직접 뵈옵는 것 그 자체를 말한다. 이러한 지복직관은 없어지거나 감소되지 않고 영원히 간다. 그러나 이러한 영복(永福)은 각 사람의 공로에 따라 차등이 있다. " 각자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줄 것이다." (마태 16, 27)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있고, " 내 아버지의 집에는 있을 방이 많다." (요한 14, 2)는 그리스도의 말씀도 역시 영복의 차등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영복의 불공평성은 우리가 아무런 자격이 없지만 영복이 우리에게 그냥 주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는 교리이다. 저 사람이 이만큼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똑같은 선물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은총의 무상성(無償性)을 모르는 유치한 생각이다. 성모 마리아가 받은 은총과 똑같은 은총을 달라고 주장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겠는가?

   

3) 지복직관은 죽는 순간에 즉시 시작된다.(베네딕도 12세 교황). 그렇지만 소죄 없이 죽은 의인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결국 직천당(直天堂)하는 사람은 순교자들뿐이라고 초대교회부터 생각해 왔다. 순교자들은 죽는 순간부터 즉시 영원한 복락을 누린다. 또한 죄가 없고 죄에 해당하는 벌이 없이 죽는 의인들도 죽는 순간에 지복직관을 누린다. 그런데 교회의 가르침에서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교회의 공식 문헌에는 사심판(私審判)이라는 용어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죽는 순간에 사심판을 받고 영원한 상태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이 사심판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인간이 심판을 받지 않고 사후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인가? 아니다. 이것은 하나 밖에 없는 심판 즉 공심판(公審判)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심판은 공심판 하나뿐이다. 그러니까 이 유일한 공심판에 각자가 참여하는 과정이 사심판인 셈이다.

'믿음 > 교리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방교회의 연옥교리   (0) 2010.05.17
동방교회의 연옥교리   (0) 2010.05.13
천 당  (0) 2010.05.04
대세를 주는 방법   (0) 2010.04.12
천사에 대하여   (0)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