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서방교회의 연옥교리

더 창공 2010. 5. 17. 11:44

서방교회의 연옥교리 (이중섭 신부)

   

동방교회의 연옥교리는 5세기에 완성되었지만 서방교회의 연옥교리는 상당히 오랜 기간을 두고 발전했으며 그리고 상당히 다른 측면을 강조하면서 발전했다.

   

서방교회의 연옥교리에는 3세기 초 테르툴리아노의 <뻬르뻬뚜아의 순교기>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 그는 죽은 이들이 후세에서 고통을 받고 있지만 교회의 기도 덕분에 그 고통이 덜어 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영혼에 대하여>(De anima)라는 책에서는 마태오복음 5장 25절의 감옥을 죽은 자들이 머물러야 하는 하데스라고 해석하고, 26절 "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할 것이다." 라는 구절을 하데스에서 빚을 갚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동안 하느님과 화해하지 못한 자들은 하데스에 갇혀 있으면서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아야 한다고 했다. 지상에서 다 기워 갚지 못한 죄의 결과가 있다면 죽은 후에도 처벌을 받으면서 자기 석방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서방교회의 연옥교리의 핵심, 즉 정화보다는 형벌에 역점을 두면서 연옥이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서방교회의 연옥교리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카르타고의 주교 성치프리아노(+258년)는 테르툴리아노의 견해를 바탕으로 사목적인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 당시는 로마 제국의 박해를 받던 시기였는데 순교자도 많았지만 배교자는 더 많았다. 배교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교회로 돌아와 보속하기를 원했다. 치프리아노 주교는 목자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배교자들이 교회로 돌아와 지상에서부터 보속생활을 하다가 죽게 되면 후세에 가서도 보속생활을 계속하게 되고 결국 그리스도와 결합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러니까 지상교회 안에서 시작된 보속생활을 교회와 함께 후세에도 계속할 수 있고, 지상에서 시작된 정화가 후세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교자들이 지상에서의 정화와 보속이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교회가 그것을 완성한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테르툴리아노와는 달리 치프리아노 주교는 처벌보다는 정화를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중세기에 가서야 비로소 연옥교리가 정리되었다. 일단 중세기 신학자들은 지옥이라는 개념을 정리하면서 연옥을 지옥에서 완전히 분리시키고 연옥의 고통과 지옥의 고통을 구별했다. 13세기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견해는 이렇게 요약된다. 살아 있는 신자들은 선행의 결과로 공로를 세울 수 있는데 이러한 선행의 결과를 성인들의 통공 교리에 따라 연옥에 있는 자들에게 양보할 수 있다. 성 토마스에 따르면 산 이와 죽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도와주고 교류할 수 있다. 그리고 성 토마스는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그것은 원죄 때문이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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