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하느님의 어머니인 성모님

더 창공 2010. 8. 11. 11:34

하느님의 어머니인 성모님 (이중섭 신부)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가? 이것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에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닐까? 가끔 신자들이 이렇게 물어온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사람이 감히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하느님은 영원무궁으로부터 스스로 계시는 분인데 하느님의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성모님이 어머니라는 교리는 431년 에페소공의회에서 선포된 교리이다. 이런 교리가 확정되기까지는 커다란 신학적 논쟁을 거쳐야 했다. 그러므로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하는 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교리가 확정된 배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용어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옹호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4세기 말의 신학의 주류는 알렉산드리아 학파와 안티오키아 학파로 나누어져 서로 쌍벽을 이루고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학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신성과 인성의 결합에서 신성을 강조했고, 안티오키아 학파는 그리스도의 완전한 인간성을 강조하면서 신성에 대하여 인성을 나란히 병립 시켰다.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대표는 알렉산드리아의 총대주교 성 치릴로(+444년)였고, 안티오키아 학파의 대표는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네스토리우스(+451년)였다. 치릴로는 성모 마리아에 대하여 '하느님의 모친'이라고 주장했고, 네스토리우스는 '그리스도의 모친'이라고 주장했다. 치릴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했기 때문이었고, 네스토리우스는 그리스도의 인성을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네스토리우스의 추종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위격을 신격과 인격으로 보기 때문에 마리아는 인간 그리스도의 모친일 뿐이지 하느님의 모친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성 치릴로는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를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을 모두 지니고 계시지만 말씀 안에서 위격적 일치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네스토리우스는 에페소 공의회에서 단죄되고 논쟁은 성 치릴로의 승리로 끝났다. 즉 431년 에페소 공의회는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에페소 공의회의 이 교리를 451년 칼체돈 공의회가 재확인하였다. "예수그리스도께서는 신성에 있어서 세기 이전에 성부로부터 태어나셨다. 그러나 같은 그분이 인성에 있어서 마지막 날에 우리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나셨다." 이러한 가르침은 그 후 여러 공의회를 통하여 재확인되었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냐 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하다보니 자연히 성모님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것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셨는데, 이분이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처럼 천주의 모친이라는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올바른 이해를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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