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평생 동정이신 성모님 2

더 창공 2010. 7. 26. 10:18

평생 동정이신 성모님 2 (이중섭 신부)

   

'오직 성서만'을 주장하는 개신교 신자들은 아무래도 성모 마리아의 평생 동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들이 주로 내세우는 성서적 근거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형제들'이라는 단어(마르 6,3; 루가 8,19)이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셔서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고향사람들이 가르침을 듣고 또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 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마르 6,3). 이 구절에 대하여 학자들이 그동안 많은 연구를 했다. 왜냐하면 이 부분이 성모 마리아의 평생 동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일부 개신교 사람들은 여기서 '예수님의 형제들'이라는 단어가 성모마리아에게서 난 예수님의 친형제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성모님의 평생 동정에 대한 의문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4세기경부터 등장했다. 그래서 유명한 성서학자 성 예로니모(347-419)는 '예수님의 형제들' 이라는 단어는 예수님의 친형제가 아니라 사촌들이라고 설명하면서 성모님의 동정성을 옹호했다.

   

사실 신약성서에서 '형제'라는 단어는 상당히 넓은 뜻으로 사용된다. 같은 동족을 뜻하기도 하고(마태 5,22-24), 이복형제를 뜻하거나(마르 6,17-18), 좀 더 넓게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영적인 가족관계를 뜻하기도 한다. (마르 3,34-35). 그러므로 '예수님의 형제들'이라는 단어만 보고 성모님의 동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부당하다.

   

요즈음 우리도 '형제'라는 단어를 폭넓게 쓰고 있지 않는가? 10촌까지도 다 형제라고 하며, 심지어는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단군의 자손으로서 한 형제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약성서에서도 '형제'라는 단어는 이처럼 상당히 폭 넓게 사용되는 단어이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 공동체 신자들에게 편지를 쓸 적마다 그들을 '형제 여러분'이라고 부른다(로마 1,13; 1고린 1,10 등등). 그러면 여기서 로마 교회 신자들과 고린토 교회 신자들이 바오로 사도의 친형제들인가? 아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들을 '형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같은 믿음 안에서 같은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약성서에서 '형제'라는 단어는 상당히 넓은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형제들' 이라는 단어만 가지고 성모님이 동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 거나 성서를 잘 모른다는 증거이다.

   

물론 신약성서에서 성모 마리아의 동정성을 명백하게 언급하는 구절은 마태오복음 1장 25절과 루가복음 1장 27절밖에 없다. 마르코복음,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의 편지 가운데에는 성모님이 동정이었다는 말이 전혀 없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는 동정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였고 또 그 이후에도 평생 동정이었다. 이것은 우리 가톨릭교회가 2천년 동안 믿어온 교리이다.

   

명백하게 성모님의 동정성을 언급하지 않지만, 유추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절이 요한복음 19장 27절이다.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당신의 어머니를 맡기셨다.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라고 말씀하셨다. 만일 성모님이 예수님 말고도 다른 아들들을 더 낳았다면 왜 예수님께서 당신 어머니를 남에게 맡기셨겠는가? 동생들이 많았다면 당연히 동생들이 맡아서 모셨을 텐데… 그러나 오직 예수님 하나만 바라고 평생을 살아온 어머니를 그냥 버리고 가실 수가 없어서 예수님께서는 요한 사도에게 당신의 어머니를 잘 모시도록 맡겼던 것이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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