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원죄 없으신 마리아

더 창공 2010. 8. 16. 10:55

원죄 없으신 마리아 (이중섭 신부)

   

성모 마리아가 원죄 없이 태어났다는 교리를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사람은 다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왜 성모 마리아만 원죄가 없다고 하는가? 성모 마리아라고 별 수 있겠는가?"

   

성모님이 원죄 없이 태어났다는 교리는 1854년 비오 9세 교황에 의해서 선포되었다. 비오 9세 교황은 1854년 12월 8일 Ineffabilis Deus라는 교서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그러면 성모 무염시태 교리는 1854년에 비로소 생긴 교리인가? 아니다. 그 이전부터 가톨릭교회 안에서 이의 없이 받아들여진 교리였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 이 교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비오 9세 교황이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한 것이다.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알아듣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인 성모님의 품위가 특별히 고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하느님의 아들의 거처가 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 성모님이 흠도 티도 아무런 원죄에도 물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성모 무염시태 교리의 출발점이다. 에페소서 5장 27절은 교회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교회가 때나 주름이나 어떤 흠도 없이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게 하려고 하셨다." 교부들은 순결한 교회의 계속 부각시키면서 성모님에게서 순결한 교회의 모습을 찾았다. 성모님의 순결함과 거룩함은 이처럼 교회의 거룩함과 연결돼 있다. 성모님이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은 성모님만이 지닌 고유한 특권이다. 사람이란 그 누구도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나면서부터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다. 유일무이하게 오직 성모님만이 원죄에 물듦이 없이 태어나셨다. 물론 성모님도 한 인간으로서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필요로 하지만 성모님의 무염시태 특전은 성모님이 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그리스도와 온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옛날 우리나라 왕실은 임금의 부인(왕비)을 선택할 때 가문이 좋은 집안에서, 가장 깨끗하고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골랐다. 앞으로 태어날 임금을 위하여 그 어머니는 흠도 티도 없는 여자라야만 했다. 임금의 어머니가 될 사람도 그러한데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될 여자는 얼마나 깨끗하고 흠없는 여자여자 하겠는가? 하느님께서 그런 흠도 티도 없는 여인을 고르셨으니 그분이 곧 성모 마리아이다.

   

그러므로 성모 마리아가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교리는 참으로 당연하고 참으로 고마운 교리가 아닐 수 없다. 만일 당신의 어머니가 정결치 못한 여자라면 당신은 기분이 좋겠는가? 만일 우리의 구세주를 낳은 여인이 우리처럼 죄 많고 정결치 못한 여자라면 당신은 기분이 좋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신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서 원죄에 물들지 않은 순결하고 흠 없는 여인이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우리는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믿어야 한다니까 믿는 것이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교리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죄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원죄에 물들어 태어나서 늘 죄를 지으며 살아가는 우리가 어찌 원죄 없이 태어나신 성모님에 대하여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우리가 늘 하느님께 순종하고 항상 그리스도와 일치해서 살았던 성모님에 대해서 어찌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우둔한 사람들을 위해 성모님이 1858년 루르드에 직접 나타나셔서 이 교리를 확인시켜 주셨다.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벨라뎃다 성녀에게 모두 18번 발현하셨는데, 마지막 발현 때 "나는 원죄 없이 태어난 자다"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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