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마리아 공경의 의미

더 창공 2007. 8. 4. 11:08
 

마리아 공경의 의미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마리아 공경 열은 보통 수준을 뛰어넘는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구미 교회에서 마리아 신심이 감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에서는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그래서 마리아 신심은 순교자 신심과 함께 한국 신자들의 신앙생활 안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로인해 개신교 신자나 비신자들로부터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리아 신심에 대한 일체의 부정이나 과장된 신심은 모두 피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마리아 신심을 위해서도 마리아 공경의 근거와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교회는 늘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은 마리아가 천주의 모친으로서 교회의 특별한 예식으로써 공경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즉 마리아께 대한 각별한 공경을 통해,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올바로 이해되고 그분의 복음이 제대로 생활화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마리아 신심의 근거는 성서에 기초하고 있다. 즉 예수 탄생의 예고와 그에 대한 전인적 응답에 기초한다(루가 1,26-38; 마태 1,18-25). 하느님께서는 때가 찼을 때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셔서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셨다. 이를 위해 인간의 협조와 동참을 요구하셨고, 이에 마리아는 순결한 처녀로서 이러한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였다. 결국 하느님의 결정적 구원역사가 마리아를 통해 실현되기에 이르렀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단순히 예수님과 생물학적이고 혈연적인 관계만을 맺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격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는 우리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 여인이 아이를 갖고 출산하여 모자관계를 맺었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 자신을 전적으로 바치는 사랑의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랜 교회 전통에서는 마리아께서 육신으로 예수를 잉태하기 전에 이미 마음 안에서, 정확히 말하면 믿음 안에서 잉태했다고 증언한다. 즉 천사의 수태고지에 "예"라는 응답을 통해 믿음으로 구세주를 잉태하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또한 마리아는 단순히 한 개인으로서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류를 대표해서 공동체적으로 하느님과 일치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아담과 에와, 노아에 의한 구원, 아브라함의 계약 등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마리아의 신앙행위는 하느님이 새롭게 이룩하시는 구원사건의 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마리아 신심의 근거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리아 신심은 마리아 찬미를 궁극적 목표로 하지 않고, 성령을 통하여 성자 안에서 드러난 성부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을 찬미하는 데로 이어져야 한다. 즉 마리아 신심의 정당성 여부는 이 신심이 마리아를 거쳐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지향되어 있는가에서 판별된다.

  또한 마리아 공경의 목표는 단순히 마리아를 공경하는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마리아께 대한 합당한 공경을 통해 마리아의 신앙의 삶을 본받고 이를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재현할 때 그 본연의 목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는 전례정신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개혁에서 마리아에 관계되는 축일들이 개정되었는데, 대체로 예수 그리스도의 축일 주기와 긴밀한 연관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마리아의 축일을 비중을 달리하여 대축일, 축일, 의무 기념일, 자유 기념일로 정해놓았다. 대축일은 인류 구원의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이고, 그 사건 속에서 마리아는 아들 예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주역을 맡고 있다. 의무 기념일은 교회의 전통에서 나온 어떤 큰 마리아 공경 사건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자유 기념일은 큰 수도 단체나 유명한 마리아 성지에서 발생되고 발전된 마리아 공경을 기념하는 축일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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