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볼 수 있는 눈은 행복하다.

더 창공 2007. 12. 4. 13:11
 

볼 수 있는 눈은 행복하다.


<루가10,23-24>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이 세상에,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삶을 마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고 생(生)을 마감하는 사람 또한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잔잔한 물이나 거울에 비친 모습을 통해서 또는 그림(초상화)이나 사진을 통해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는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고,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익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삽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얻으려고 애쓰는 행복이라는 것도 ‘내 얼굴을 보는 일’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는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즉, 내 얼굴을 보려면 ‘거울’이 꼭 필요하듯이 내 행복을 알려면 거울 역할을 하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행복을 볼 수 있는 거울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코 나 자신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온갖 사물입니다. 그것은 바로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입니다. ‘우리’에 갇혀 사람에 의해 사육되는 자유 잃은 짐승들, 태어난 자리에서 평생을 마쳐야 하는 ‘풀’과 ‘나무’들,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못한 저급한 사물들, 나 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 보다 더 힘든 역경에 놓인 사람들, 병들고 아파하는 사람들, 나 보다 더 일찍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 등등....... 이런 저런 사물들이나 사람들을 볼 줄 알아야 나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조금만 내 주변을 둘러보고 낮고 어두운 곳도 볼 줄 안다면 분명 자신의 행복을 금방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 거의 대부분은, 오직 나만을 위해 살려하고 나만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주변이나 이웃을 살펴볼 줄 모릅니다. 설령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나 주변을 둘러본다고 해도 힘들고 어려움이 있는 곳은 애써 피하려합니다. 낮고 어둡고 슬픈 곳은 억지로라도 못 본 척 합니다. 내가 이루고자하는 그 어떤 욕심을 이미 이루었다고 생각되는 대상만을 바라보게 됩니다. 내 위치보다 더 위를 쳐다보려고 발돋움합니다. 나 보다 나아보이는 사람들이나 내 것보다 나아보이는 사물만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현란하고 요란하고 값 비싼 것이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편하고 쉽고 쾌락이 있는 것만을 동경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생각이나 행위를 발전이나 전진이라는 말로 위장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주어진 삶에 감사하지 못함은 자신감의 상실이며 열등의식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표면이 반듯한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출렁이는 물에 비친 얼굴을 보는 것과 같고 이렇게 저렇게 왜곡된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참 행복은 찾지 못한 채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져 일생을 괴로워하며 허우적대는 것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해 불우시설을 돕는다는 미명아래 자신의 이름을 거명하기 바쁜 사람들이 있지요. 그러한 일시적인 행사가 옳으냐? 그르냐? 설왕설래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 생각은 1년에 한번이라도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낳을 듯합니다. 아무튼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 해 보심이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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