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초대받은 자

더 창공 2007. 11. 27. 15:53
 

초대받은 자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받은 이들은 적습니다. (마태22:14)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맺었어야 했지요. 성전은 참된 성전으로서의 열매를 맺었어야 했습니다. 큰 아들은 말이 아닌 실천의 열매를 맺었어야 했습니다. 포도원 농부들도, 새로운 농부들도 열매를 주인께 드려야 했습니다. 결혼 잔치에 참여하는 자는 반드시 예복을 입어야 합니다. 잎만 무성한 나무, 말만 네 하는 이들, 초대만 받은 이들, 그러나 초대를 받고도 예복을 준비하지 않은 이들은 과연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까? 어떻게 열매를 맺어야 하나? 많은 묵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가지일 뿐이고, 주님이 포도나무입니다. 주님께 붙어 있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떻게? 말씀으로....... 기도로........

겉으로만 알고 있는 것이지 말씀 묵상도, 기도도 도무지 빈곤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 과거와는 전혀 상관없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한 날을 주셨기에.......

 지나간 일들을 기억하지 않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새롭게 주님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주렁주렁 열매 맺고 싶습니다.’ 라고 주님께 다짐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합니다. 그런데 초대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핑계를 대며 참석하기를 거절합니다. 게다가 양해를 구하는 핑계가 어색합니다.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둘러보지도 않고서 밭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소를 열 마리나 사면서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세 사람 모두 다 너무 심한 핑계입니다. 모두 초대한 이를 우습게 여기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님의 초대에는 응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오늘 비유 말씀은 이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와 무관한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 역시 그럴싸한 핑계를 만들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 일을 부탁받으면 대부분 피하려 듭니다. 단체 가입을 권유받으면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기에 급급합니다. 정말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지요.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늘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사람입니다. 그런 자격을 이미 얻었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라.”는 주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이 구원으로 가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베풀 때,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충만한 삶을 위하여 필요한 것들이 부족한 탓입니다. 물질이 부족한 것만이 가난은 아닙니다. 건강하지 않은 것, 삶의 환경이 열악한 것, 몸과 마음의 장애, 이 모두가 가난입니다. 그들은 쉽게 상처받고, 쉽게 마음 아파합니다.

그들을 초대한다는 것은 그들과 나누고 어울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잔치를 베풀고 대접하라고 하십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녀들이 잘 살기를 바랍니다. 자녀 중 하나라도 불행하게 되면 부모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님 앞에서 우리 모두는 같은 자녀입니다. 주님께서는 어느 한 사람도 불행하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나눔을 강조하신 주님의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베푼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적 성숙으로 이끌어 주며, 훗날 다시 받을 것을 보장합니다. 지상에 쌓아 놓은 것은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만, 지상에서 나눈 것은 죽음과 함께 되돌아옵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믿음 > 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바른 신앙생활과 기적  (0) 2007.11.27
기다림과 준비  (0) 2007.11.27
가을 편지  (0) 2007.11.27
만추  (0) 2007.11.27
그 입장에서  (0) 2007.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