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기다림과 준비

더 창공 2007. 11. 27. 15:53
 

기다림과 준비

이제 우리들의 가슴을 물들이던 단풍도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은 채 사라져 가네요. 날씨는 벌써 겨울을 알리는 듯 첫눈과 더불어 수은주를 아래로 떨구며, 추위를 느끼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올 겨울 들어 첫눈이 내렸습니다. 상당한 양의 눈의 모습을 보여 주었지요. 첫눈은 항상 신비롭고 감미롭습니다. 첫눈내리는 거리에서 깜짝 데이트를 하시지 않으셨나요? 아침에는 서리꽃이 그렇게도 예쁘더니 서리를 시샘하듯 첫눈이 선을 보였나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각자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이 다르겠지만 첫눈에 좋은 음악들을 각자 감상 해 보세요.

초겨울 시골장터는 쓸쓸해 보입니다. 난전에 손수 길러 팔러 나온 할머니의 푸성귀가 정겹고, 그 다듬는 거칠고 주름진 투박한 손가락에서 세월을 느끼곤 합니다. 마음은 청춘일진데 저렇게 육신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나봅니다. 한산한 장터의 한 구석 황량한 바람에 그 작은 몸 하나 가리울것 없이 쓸쓸하고 가련한 모습으로....... 그런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함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시 오실 주님!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대림 제1주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돌이켜 볼 때 과연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올 한 해를 충실히 살아 일 년을 잘 마무리하게 도와주소서.

갑자기 오실 주님! 당신께서는 제자들에게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신께서는 노아 때의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하시고는 그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홍수를 만났는데,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종말에 대해 말씀하신 주님! 당신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다면 하나만 데려갈 것이고, 또 두 여자가 맷돌을 갈고 있다면 역시 하나만 데려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밤중에 찾아오는 도둑에 비유하여 사람의 아들도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늘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깨어 있어라” 하신 주님! 당신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희망을 가져야 할 지, 버려야 할지를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당신 말씀대로 늘 준비하고 있는 것이 어렵고, 항상 깨어 있는 것도 불가능하게만 여겨집니다. 재림의 때를 구원과 희망 보다는 심판의 때로 먼저 생각하고 있으니 희망은 저 멀리 있어 보입니다.

희망을 갖고 오실 주님! 저희에게 희망을 주소서. 초대 교회 신자들이 삶의 최종 목적을 하늘나라에 두고 용기를 가졌듯이, 저희도 그렇게 함으로써 꿈과 기대를 갖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들이 적극적인 삶을 통해 그 나라를 준비했듯이, 저희도 당신의 재림을 기다리며 필요한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주님! 저희가 깊은 잠에서 빨리 깨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영원을 향해 나아가게 하소서.

“미사(Missa)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 제사의 재현(再現)이며,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가톨릭교회의 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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