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수도생활의 역사

더 창공 2010. 1. 18. 14:52

수도생활의 역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수도생활의 창시자는 성 안토니오(251년경-356년)이다. 안토니오 성인은 역사상 우리에게 알려진 최초의 은수자이다. 안토니오 성인을 직접 알고 있던 성 아타나시오 주교가 그분의 전기를 써서 오늘날 우리는 그분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안토니오 성인은 251년 경 중부 에집트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읜 후 그리스도를 철저히 따르려는 열망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마태오 복음 19장 21절의 정신에 따라 자기의 유산을 다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여동생은 동정녀들의 단체에 맡긴 다음 20세에 고독을 찾아 사막의 은둔생활을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80년 이상 은수자로 생활했다. 처음에는 자기 동네 근처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에집트 사막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그러나 방문자들이 몰려와서 귀챃게 하자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나일강 맞은 편 돌산으로 가서 수도생활을 했다.

   

철저한 고행으로 수도생활을 하면서도 안토니오 성인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안토니오 성인의 삶에 감화되어 그를 따라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그가 356년 105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그 주위에는 수많은 은수자들의 공동체가 있었다. 그러니까 안토니오 성인은 수도생활 특히 은수생활의 시조인 셈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장소 중에서 사막으로 피해 갔을까? 여기서 사막은 단순히 지리적인 의미 이상을 내포하고 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보면, 사막은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막은 독과 시련의 장소요,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사막에서 하느님과의 밀월여행을 시작했고, 야훼 하느님의 거룩한과 위대함을 체험했다. 이처럼 사막은 인간이 구원을 체험하기 위해 거쳐야 할 길이고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공생활을 작하시기 전에 사막에서 40일 동안 시련을 당하셨다. 이런 성서적 전통에 따라서 3-4세기의 수도자들은 사고 생각하고 사막으로 갔던 것이다. 모든 것이다 박탈된 사막, 세속으로 부터 멀리 떠난 사막에서 수도자들은 고독과 침묵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본받고 하느님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고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의 수도자들은 자기 자신을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야말로 정상적이고 진실한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신자라고 생각하였다. 다시 말해서 세례성사의 은총에 합당하게 사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신자로 생각하였다. 신자들은 누구나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는데, 수도자로 아가는 것이 세례성사 때 받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가장 충실히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가정생활을 하거나 사회에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세속을 버리고 사막으로 가서 수도생활을 했던 것이다. 또한 로마제국의 박해가 그치고 평화의 시기가 오자 시련을 당하고 싶은 마음으로 수도생활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다. 즉 수도자들은 은수생활을 함으로써 자기의 생활을 통해서 박해를 체험하고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3-4세기의 은수자들이 사막으로 가서 생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예수그리스도 때문이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통틀어 사막으로 들어가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인물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분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모방하고픈 열망과 자유로운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기 위해서 수도생활이 생겨난 것이지 세상을 버리고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수도생활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결국 수도생활의 영성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의 영성과 동일한 것이다. 다만 수도자들은 복음의 완덕에 이르기 위해 특수한 상황에서 특별한 수행을 하며 산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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