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수도생활의 목표

더 창공 2010. 1. 25. 11:01

수도생활의 목표

   

수도생활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하느님만을 위해서 살고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기 위하여 주님의 참된 제자들은 재산과 육체와 가정의 행복을 단념하고, 마침내 자기 자신까지도 단념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복음삼덕이다. 즉 수도자들이 말하는 청빈, 정결, 순명이라는 세 가지 서원은 이렇게 해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이 세 가지 복음삼덕은 수도자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이 세 가지 덕을 많이 실천하고 또 어떤 이들은 적게 실천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신자들은 각자 나름대로 청빈, 정결, 순명이라는 복음삼덕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 세상에서 복음삼덕의 절대적인 척도는 있을 수 없다. 다만 각자의 처지와 능력에 맞게 실천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청빈, 정결, 순명이라는 복음삼덕은 "다만 그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마태 19,12)에게 의무로서가 아니라 권고로서 주어졌을 뿐, 구원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원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진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소수의 사람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그런 완덕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구원의 보편성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완덕을 추구하며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약한 자들, 완덕을 추구할 수 없는 사람 들을 위해서도 죽으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복음삼덕을 강요할 수 없고, 완덕추구를 법으로 의무화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교회역사를 보면 소수의 사람들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복음삼덕의 권고를 모든 사람들에게 의무화하면서 여러 차례 이단이 발생했다. 모든 신자가 결혼을 단념해야 한다는 주장, 나약한 자와 죄인들은 교회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 순결한 사람들만이 교회에 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 종종 대두되었다. 2세기의 마르치온, 2세기 말몬타누스, 3세기 중엽의 노바시아노, 특별히 4세기의 도나투스와 12세기 카타리파들이 이런 이단적인 주장을 내세워서 교회를 분열시켰다.

이런 극단에 반대하면서도 우리 가톨릭교회는 수도생활을 늘 장려해 왔다. 수도생활은 거룩함에 대한 열망,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갈망 자체를 표현한다. 수도생활의 과제는 세상과 필요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수도자들은 이 지상생활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이 있음을 실제로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에 대한 적대감정도 아니고 세상에서의 도피도 아니다. 안토니오 성인처럼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면서도 동시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의 목표는 봉헌이다. 철저히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고 철저히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수도생활의 목표요 이상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금욕을 실천하고 복음삼덕을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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