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마태오복음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더 창공 2010. 7. 1. 09:57

마태오복음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이중섭 신부)

 

네 복음서 중에서 가장 먼저 쓰여진 마르코복음은 간단하게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언급한다. 마르코복음 전체를 통틀어 딱 두 번, 마리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3장 32절("선생님의 어머니와 형제분들이 밖에서 찾으십니다.")과 6장 3절("저 사람의 어머니는 마리아요…") 이다.

   

마태오복음 1-2장은 예수님의 족보, 탄생 그리고 유년기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성모님의 역할이 아주 돋보이고 있다. 특별히 마태오복음 첫머리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에는 다섯 명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다말, 라합, 룻, 바쎄바(우리야의 아내), 마리아, 유다인들의 족보에 여자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일인데 다섯 명의 여자들 이름이 기록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여자들이 나름대로 구원역사에서 결정적인 몫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족보에 성모 마리아의 이름이 들어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즉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구원계획을 실현시킨 여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족보에 이어 나오는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서는 다윗의 자손 요셉의 역할과 그의 약혼녀 마리아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1,23). 여기서 동정녀로 번역된 히브리 원어 알마('alma)는 젊은 여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기원전 2세기 70인역 희랍어 성서(LXX)는 이 단어를 동정녀로 번역하였다. 이것은 기원전 2세기부터 유다인들이 메시아가 동정녀에게서 태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런 유다인들의 희망이 동정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음으로써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의 동정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복음서를 통하여 입증할 방법은 없다. 물론 마태오 복음사가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을 때까지 요셉은 마리아와 동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1,25).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성모님의 동정성을 주장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 여기서 우리는 마태오 복음사가의 의도를 살펴보아야 한다. 마태오는 성모 마리아가 동정이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인간적인 방법을 초월한 하느님의 주도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 방법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잉태"(1,18)이다. 그래서 “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 "는 이사야서 7장 14절의 말씀을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것이다.

   

마태오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 성모님이 단 한 번 등장한다(12장 46-50절).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왔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 " (마태 12,48.50). 마태오 복음사가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관심은 예수님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성모님의 위치를 특별히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하느님께 순종하는 모습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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