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성서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더 창공 2010. 6. 30. 10:43

성서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이중섭 신부)

   

초대교회가 처음부터 주님께 대하여 오늘날 우리와 같은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다. 주님을 따르던 초대교회 신자들은 처음에는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중심으로 신앙고백을 하였고, 그 다음에는 주님의 생애와 탄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에는 주님의 탄생 이전까지생각하게 되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 분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신 분인가? 이것을 생각하다 보니까 그분의 탄생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순서로 4복음서를 보면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 그리고 요한복음 순으로 복음서의 형성과정을 순차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런 발전 단계를 거쳐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 확립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 어느 정도 정립되자 이번에는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말하자면 신앙의 관심이 점점 넓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신자들도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점점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약성서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마리아는 주님의 결정적인 활동시기 즉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은 때부터 승천하는 날까지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예수님의 생애 초기에 잠깐 등장하고 공생활 중에 한두 번 나타나며,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될 때 다시 한 번 더 나타난다. 이렇게 신약성서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언급이 빈약한 것은 신약성서의 주요 관심사가 세례에서 부활에 이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에 있기 때문이다.

   

바오로 서간 중 갈라디아서 4장 4절이 성모 마리아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때가 찼을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시고 율법의 지배를 받게 하셨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여인에게서 태어났다" 는 것은 예수님의 참된 인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고 출산했다는 모성적 역할이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해서 갈라디아서 4장 4절이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말한다고 보기 어렵다.

   

갈라디아서 4장 4절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에 대한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 성모님에 대한 직접적인 증언은 갈라디아서보다 시기적으로 약간 뒤에 쓰여진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에 비로소 나온다.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의 1장과 2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마리아에 대한 증언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신약성서를 통하여 역사적인 마리아의 모습을 정확히 알 수도 없고, 신약성서에 나온 것을 가지고 마리아의 생애를 복원시킬 수도 없다. 다시 말해서 신약성서에 나온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가지고 주님의 생애를 완전히 복원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