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요한복음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더 창공 2010. 7. 6. 09:46

요한복음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이중섭 신부)

   

요한복음에서는 딱 두 번 성모님이 나타나는데, 그 두 번 모두 예수님의 생애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즉 가나의 혼인잔치와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서이다. 이 두 번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고 마치는 때이다.

   

가나의 혼인잔치(2,1-12)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장소였다. "어머니, 그것이 저에게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요한 복음서에서 '때' 혹은 '시간'은 주님의 수난과 구원사업에 연관되는 단어이며, 동시에 주님이 영광을 받는 사건을 말한다. (7,30; 8,20; 12,23; 13,1; 17,1 참조). "그러자 그들은 예수를 잡고 싶었으나 그에게 손을 대는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예수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던 것이다."(7,30). 혼인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어도 주님께서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으므로 기적을 하지 않겠다고 어머니에게 대답했다. 그러자 성모님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고 함으로써 예수님의 '때'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 첫 기적 때문에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제자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데, 그 뒤에는 성모님의 커다란 역할이 있었음을 잊지 말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십자가 위에 매달려 계시던 주님께서는 성모님에게 사랑하는 제자를 아들로, 그 제자에게 성모님을 어머니로 주셨다.(19,25-27). 주님의 공생활 시초에 등장했던 성모님이 이제 공생활 마지막에 등장하여 신앙의 길을 끝까지 걷는 어머니로 제시된다.

   

이상 살펴 본 바와 같이 신약성서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종합할 때 어떤 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믿음 깊은 여인, 힘 있는 전달자 그리고 주님의 구원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분으로 나타난다.

 

1) 루가복음 1장에 보면 성모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씀을 들었을 때 믿음으로 응답했다. "너는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처럼 성모 마리아는 무엇보다도 믿음이 깊은 여인이었다. 굳은 신앙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예!"라고 대답했다. 만일 이때 마리아가 "아니오!"라고 했다면 예수님께서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의 구원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모 마리아가 "예!"라고 하신 덕분에 우리는 구세주를 얻게 되었다.

   

2) 성모 마리아는 힘 있 전달자이시다. 요한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처음으로 기적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님은 "아직 제때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며 거절했지만 어머니의 정성을 보시고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기적을 행하셨다. 이처럼 성모 마리아의 청을 주님께서는 거절하지 못하신다. 성모 마리아는 우리의 기도를 주님께 힘 있게 전달해 주시는 분이시다.

   

3)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구원사업에 적극 협력하셨다. 제자들은 모두 주님을 버리고 도망갔지만 성모 마리아는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십자가 밑에까지 따라갔고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것까지도 다 보셨다. 우리 옛말에 "남편이 죽으면 무덤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는데 한 어머니로서 성모 마리아는 자기 자식이 죽으러 십자가를 지고 갈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는가?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은 자식을 내려서 품에 안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모님은 하느님께 한마디 원망도 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들이셨다. 이번에도 "예!"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구원사업에 끝까지 적극적으로 협력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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