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성모상을 모시는 것은 우상숭배 아닌가?

더 창공 2011. 3. 14. 11:16

성모상을 모시는 것은 우상숭배 아닌가? (이중섭 신부)

   

성당에 들어가 보면 예수님상 뿐만 아니라 성모상까지 버젓이 서 있고, 성당 마당 한가운데도 성모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것은 우상숭배 금령을 어기는 것이 아닌가? 출애굽기(탈출기) 20장 4절에 보면 "너희는 어떤 것이든 그 모양을 본 따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고 되어 있는데……

   

돌이나 대리석 혹은 쇠붙이 등 기타의 어떤 것을 하느님으로 알고 공경하는 것은 틀림없는 우상숭배이고 출애굽기(탈출기) 20장 4절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리고 출애굽기 20장 4절은 우상을 만들거나 섬기지 말라는 금령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성경구절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 구절은 가나안사람들이 섬기던 잡신들(바알, 아세라)을 본 따서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명령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기원전 1,200년 경 가나안 땅에 정착한 후 거기에 살던 가나안 사람들에게 물이 들어 우상을 섬기다가 결국에는 망했기 때문에 출애굽기 20장에서 우상숭배를 강력히 금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섬기는 하느님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모양을 본 따서 상을 만들 수 없었다. 그렇지만 눈으로 보이는 하느님을 원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나안 사람들이 섬기던 잡신들의 우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을 섬기기도 하였다. 출애굽기 20장 4절은 바로 이런 우상숭배를 단죄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예수님상이나 성모상을 성당 안에 세우는 것은 출애굽기 20장 4절의 금령과 관계가 없다. 하느님은 보이지 않는 분이지만 예수님과 성모님은 눈으로 볼 수 있었던 분이었다. 눈으로 볼 수 있었던 분을 어떤 그림이나 상으로 표현하고 공경하는 것은 신자로서 당연한 일이지 우상숭배가 아니다. 만일 이런 행동이 우상숭배라면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모님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한 그 유명한 화가들,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도 우상숭배를 한 셈이 될 것이다. 더구나 미켈란젤로는 로마 교황청의 씩스티나 성당 천장에 수염 달린 할아버지 같은 하느님을 그려 놓았다. 그런데도 개신교 신자들은 그 천장화를 보고 훌륭한 예술품이라고 감탄하는데, 그것 역시 우상숭배를 하는 것 아닌가?

   

이처럼 성모상을 성당 안에 세우는 것은 성모님이 구세주를 낳아주신 분이기에 공경하는 뜻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고, 성모님의 덕행을 본받기 위해서이지 우상숭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상숭배의 본뜻을 알아야 한다. 우상숭배는 하느님께 바쳐야 하는 흠숭을 다른 사물에게 바치는 행위를 말한다. 일부 개신교에서는 성모상이나 성인상 공경을 허용하지 않는 근거를 출애굽기 20장 4절에서 찾고 있다. 개신교는 십자가에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새기는 것조차 금지할 만큼 우상숭배에 대한 가르침이 엄격하다.

   

그러나 이러한 식의 우상숭배 문제는 8세기이전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이미 하느님 스스로 인간이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취한 이후 신약에서는 성화상 금지가 구약에서처럼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교회는 그리스도를 그림으로 묘사하기보다는 기호와 상징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예를 들면 물고기(희랍어로 구원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는 뜻) 표시로 그리스도 신자임을 드러냈다. 또한 초대교회 신자들은 까따꼼바의 벽이나 관에 그리스도의 형상과 성모 마리아의 형상을 그렸다. 그리고 313년 밀라노 칙령 이후 대성당을 짓게 되면서부터 여러 가지 그림과 성상으로 성당 내부를 장식하였다.

   

이처럼 초대교회 이후 적어도 700년 동안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의 형상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726년에 동 로마 황제 레오 3세가 정치적인 이유로 이것을 문제로 삼았다. 레오 3세는 중앙집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성물과 성화상에 대한 공경을 못하게 금지령을 내렸고 이때부터 교회는 약 120년간 성화상 논쟁에 휘말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