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공감

시월의 사랑

더 창공 2009. 10. 6. 09:54

시월의 사랑 - 권보현 -

 

 

시월의 햇살은 너무 투명해

바람은 과거로부터 달려와 나를 만난 후

세월보다 빨리 미래로 달려가고

한 움큼 들이마신 바람에 급체

처방전 없이 체념을 빻아 먹고 신음하는

내 곁에는 늘 그대가 있다

봄의 만남은 아지랑이처럼 아득하고

여름의 열정은 파도에 가라앉았다

코스모스가 위태로운 지금은 가을

알몸의 내 앞에서 그대는 옷을 껴입고

겨울을 같이 날수 있다고 말하지 말자

철마다 곁에 불던 수많던 바람도

떠날 땐 변명 없이 불어 가 버렸다

한적한 세상의 고요를 마시며

사형수처럼 겨울을 기다리는

코스모스가 위태로운 지금은 가을

내 곁에는 늘 그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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