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의 원인과 한의 처방
사람의 한평생, 정말 여러 병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는 중한 것도 있고 비교적 가벼운 것도 있습니다. 가벼운 병만 앓다가 큰 고통 없이 떠나는 건 큰 축복입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아프지 말고 조용히 갔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예전에는 해수병이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습니다. 어르신들이 쿨럭 거리는 기침을 이렇게 말했는데, 치매나 중풍증에 비하면 이 병은 비교적 가벼운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가벼운 병이라도 본인이 아니면 그 고통의 정도는 알 수 없습니다.
감기에 걸렸다가 기침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고 감기와 상관없이 기침을 하기도 합니다. 가래까지 동반한 기침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한 기분이 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로서는 여간 고통이 아닙니다. 늘 기침을 하면 가슴도 아프게 되고 사회 생활하는 데도 많은 불편이 따를 것입니다.
기침을 오래하게 되면 기관지가 늘어나 기관지확장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병이라고 방치하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해수는 폐에 속한 병으로, 기운이 위로 거슬러 올라가 생기는 병입니다. 해(咳)는 가래가 없고 가래소리만 있는 것으로 폐기가 상해서 맑지 못한 것이고, 수(嗽)는 소리는 없고 가래만 있는데 비위의 습기가 떠올라서 가래가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가래가 많기는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가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거나 소화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가래가 생깁니다. 영양화 되지 못한 분비물들이 위로 올라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건조한 가래는 끈끈하고 잘 나오지 않습니다. 습기 많은 가래에는 창출, 복력, 의이인, 초과를 쓰고, 끈끈한 가래에는 사삼, 맥문동, 천궁, 소자등을 씁니다.
해수(咳嗽)는 가래도 있고 소리도 있는 것으로 ,폐기도 상하고 비위도 상한 것입니다. 폐가 기운을 널리 펴야 하는데 차가운 기운 때문에 발산을 못하고 위축이 되면 답답해지고 말소리도 잘 안 나오게 됩니다. 말소리도 잘 안 나오고 뭔가 꽉 막힌 듯해서 자꾸 더 크게 기침을 하지만 시원하게 터져 나오지 않아 더 답답해지기만 합니다.
호흡을 할 때는 폐포가 많이 늘어나서 공기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찬 기운 때문에 위축이 되어 조금밖에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되어야 숨을 내쉬면서 목젖이 떨려 소리가 되어 나오는데, 들어가는 게 적으니 나오는 것도 덜 나오게 되면서 소리를 잘 못내는 것입니다. 차가운 기운에 상한 것이 미미하면 해수를 하게 되고 심하면 설사와 통증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성을 잘 내거나 특별히 비관적인 기질을 가지 사람들에게 이런 병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속에 들어온 찬 기운은 밀어내고 폐가 수렴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므로 석창포, 사삼(더덕), 갤경(도라지 뿌리)등을 씁니다. 기침에 쇳소리가 날 때에는 오미자를 습니다. 보통의 기침에는 인삼, 복령, 사삼, 길경, 지각이 좋습니다. 가래가 그르렁거리는 데에는 소자, 나복자(무씨), 반하 등을 씁니다. 상백피는 얼굴이 붓고 숨이 차는데 잘 쓰이는 약재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오는 해수에는 울기를 풀어주는 천궁, 과루인, 길경, 지각이 좋습니다. 도라지 청이나 배즙, 무씨, 생강, 진피(균껍질)도 기침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단방 약입니다.
기침은 차가운 기운에 상한 것이므로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피로하지 않도록 해야 병도 덜 걸기고, 또 빨리 나을 수 있습니다. 어떤 병이든 오래 끌어서 좋을 것은 없습니다.
특별히 고통스럽지 않다고 해서 두어 달이나 기침을 하는 데도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어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그렇게 오래 기침을 하게 되면 폐 기능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가벼울 때 바로 잡아 주는 것이 큰 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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