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어머니

더 창공 2009. 9. 15. 09:34

어머니

 

어머니보다는 엄마! 하면 괜스레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냥 뛰어가 안기고 싶은 그런 동경 어린 마음이 지금도 한켠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내 어릴 적 아주 작은 상처에도 가슴 아파하면서 된장도 발라주시고 침도 발라주시면서 아들의 상처가 빨리 낫기를 원하셨건만 지금 우린 어머니의 너무나 큰 상처도 너무나 큰 병도 거들떠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우리 엄마는 절대 안 그럴 거야! 나도 커서 반드시 엄마한텐 효도하고 어떠한 경우라 내치거나 원망을 하거나 속상하게 해 드리지 않을 거야! 라고 하는 자아(自我) 속에서 지금껏 살아오고 있는 것이 우리 또래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 생각의 차이는 아버지 하고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돌아가시기 전 침해 증상이 있었지요. 어젠 장모님에 대해 약간의 이견이 있었습니다. 올해 연세가 88세입니다. 건강과 그 밖의 다른 것엔 전혀 문제없이 지금도 깔끔하고 자식들 걱정에는 예전과 비해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과거에 대한 집착(아주 작은) 때문에 문제가 발생을 했습니다. 며느리에 대한... 고부간의 기본적인 갈등 - 딸처럼 어머니처럼 -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고부간의 갈등은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껏 두 손녀 똥 기저귀를 비롯해 교복빨래, 반찬, 살림 등등... 손녀들이 시집 갈 때가 되었지요. 한 가지 일에 집착을 하면서 똑같은 얘기만 반복을 하고 며느리에게 욕설과 구타가 일어나고 있다 하는데, 노부모의 구타가 있다손 쳐도 얼마만큼의 구타인지.... 아들이 있으면 눈치를 보아가면서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 며느리가 피해 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 것만으로 이해하고 해결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통된 의견은 장모님의 깊은 기억 속에는 그 무엇인가 쌓이고 쌓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지만 장본인은 그것을 부정하는 입장으로 마음의 깊은 상처가 남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건망증과 침해를 구분하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 증상을 보면, 치매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인해 말을 하거나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각장애, 성격변화, 계산능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나이가 들면 가끔 물건을 잊어버리곤 하는데, 이것은 건망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건 자체를 잊는다거나 귀띔을 해주어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 또는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치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월이 무심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을 하려하지 않고 지금의 어머니 모습이 내일 내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노령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사회적인 문제가 각 가정의 일로 대두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사실 또한 우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라고 말씀 하신 것은 오늘을 미리 예견 하시고 모든 아들딸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으로 살았으니 어머니를 전심으로 어머니를 공경하고 사랑으로 모시기를 강조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의 잣대로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잴 수는 없습니다. 그 잣대로 어머니 사랑을 잴 수 있다면 그 자는 특허를 내고 판매를 한다면 세상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도 있다고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 어머니 -이효정

 

긴 머리 땋아 틀어

은비녀 꽂으시고

옥색치마 차려입고

사뿐사뿐 걸으시면

 

천사처럼 고왔던 우리 어머니

여섯 남매 배곯을까 치마끈 졸라매고

가시밭길 혜처가며 살아오셨네.

 

헤진 옷 기우시며 긴 밤을 지새울 때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어대면은

어머님도 울었답니다.

 

긴 머리 빗어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

분단장 곱게 하고

내 손잡고 걸으실 때

마을 어귀 훤했었네 우리 어머니

 

여섯남매 자식걱정 밤잠을 못 이루고

칠십 평생 가시밭길 살아오셨네

 

천만년 사시는 줄 알았었는데 떠나실 날

그다지도 멀지 않아서

 

막내딸은 울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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