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내가 살아가는 이유

더 창공 2009. 9. 21. 13:55

내가 살아가는 이유

 

어릴 적 선생님들이나 부모님께서는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 라는 장래의 희망을 묻곤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자주 말입니다. 그때의 대답은 대동소이합니다. 대통령, 과학자, 장군 등 몇 가지로 나열이 됐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장래의 희망을 물으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직업 또는 꿈들을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그만큼 세상도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성공하기 위해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가 성공을 했기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이 모두 성공하여 행복한 사람들만 사는 사회라면 정말 아름답고 살기 좋은 꿈의 나라가 형성이 될까요? 아닙니다. 제가 볼 때는 결코 행복하지 않은 불행하기 짝이 없는 세상이라고 단정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불행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이라는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조화는 거지, 깡패, 도둑놈,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질병과 병마들, 아름다운 꽃과 대자연, 남과 여, 밤과 낮, 물과 불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반되는 것끼리의 어울림 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깊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 하시고 죄와 벌을 만드심으로 해서 행복과 불행이 시작되었으며, 그 행복 찾기 즉 숨은 그림을 찾기 위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 시점에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죽지 못하니 살아가는 것?, 돈을 벌기 위해?, 먹고 싶은 것이 많아서,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등등 이유 아닌 이유부터 진짜 이유까지 많은 이유나 목적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녀들의 아픔이 있다면 대신 아파주어야 하고, 가족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다면 내가 다 짊어지고, 내 한 몸 희생으로 온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가족이 나에게 주는 사랑이 같이 할 때라야 가능합니다.

비탈진 인생길을 힘겹게 올라갈 때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없다면, 우리는 얼마 못 가서 지쳐 쓰러지고 말 것입니다. 위로와 격려에 인색하다 보니 우리는 고단해졌고, 메마른 땅의 풀처럼 사막을 걷는 나그네처럼 시들어 갑니다. 잘 먹고 편히 사는 것만이 살아가는 이유라면 왠지 산다는 게 서글퍼집니다. 따뜻한 위로와 관심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참된 이유일 것입니다. 가족과 이웃의 아픔을 같이 나누면 그 슬픔은 반감되고, 기쁨을 같이 할 때 그 기쁨은 배가 됩니다. 우린 사랑을 나누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인생을 그늘 속에 웅크리고 앉아 세상이나 원망하고 이웃의 잘못을 드러내 그 아픈 상처를 할퀴고 물어 뜯으려하지 말고 사랑을 나누기도 부족하게 남은 이 시간들을 사랑과 나눔이라는 결실을 여유로운 따스한 가을 햇살에 내어놓고 살이 오동포동하게 오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준주성범에 “이제 너는 죽을 때를 당하여 무서워하기보다도 도리어 즐거워할 만큼 그렇게 살기를 도모하라.”라는 말은 아름다운 삶의 여유를 만끽하라는 말이 아닌가합니다.

어둑한 저녁 무렵,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온 황소에게 개가 다가와서 말했습니다. "황소야, 나는 종일 낮잠 자다가 심심하면 짖기도 해. 주인이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어 주고 주인이 남겨준 밥을 먹고 산단다. 난 "네가 그토록 힘들게 일하면서도 거친 여물이나 먹고 사는 게 너무도 안쓰러워. 넌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사니?"라고 묻습니다. 커다란 눈을 굴리며 한참을 생각하던 황소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주인과 함께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우리 주인은 내 어깨를 쓰다듬으며 온몸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셔. 그리고 정성껏 여물을 끓여주지. 나는 우리 주인의 따스함을 잊을 수가 없어." 그래서 사는 거야!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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