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현실에서의 도피가 최선의 방법인가?

더 창공 2009. 11. 2. 15:52

현실에서의 도피가 최선의 방법인가?

 

현실도피란? -생각이나 행동에서 현실에 적극적으로 맞서기를 회피함. 소극적이며 퇴폐적인 처세 태도.

 

오늘 복음(루가14,16-20) 1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다. 17 그리고 잔치 시간이 되자 종을 보내어 초대받은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전하게 하였다. 18 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19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20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세상을 살다보면 나름대로 정당한 사정이던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이던 즉 이유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 입니다. 때문에 초대를 받은 자리라 해도 위신 문제나 자신에게 위해가 된다거나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싫어도 참석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나에게 금전적으로나 명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곳이라면 죽을힘을 다 해 참석하기를 원하겠지요. 혹여 초대를 받지 않았다 해도 말입니다.

 

요즘 들어 인적 드문 섬이나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니면 그이상의 생각 즉 이 세상 삶을 마무리 했으면 하는 그런....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고 아무도 없는 그런 곳에서 그저 내 맘 닿는 대로 사는 것 말입니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싶은 것도 이유일수도 있지만, 그저 어느 누구하고도 부딪히지 않고 맘 상하지 않는 게 참 좋을 것 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런 걸 현실도피라고 하겠지요? 지금 현실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고, 피하고 싶고, 그냥 다 그만두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실도피란 그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걷어치우고 하기 편한 일만을 찾아하고 그 밖의 일은 내일로 미루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처리하지 않는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요즘 현실에서 도피 하고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이 어찌 나하나 뿐이겠습니까? 여러분은 가끔씩 그런 생각 안 하시나요?

 

명상은 현실 속으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명상은 당신을 삶의 고통에서 떼어놓지 않습니다. 오히려 명상은 삶과 삶의 모든 측면 속으로 깊이 파고든 다음에야 당신이 아픔의 장벽을 뚫고 괴로움을 넘어설 수 있게 해줍니다. 삶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체험하고, 삶에서 발견한 것 그대로를 직면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명상을 하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쉬지 않고 지껄여대는 소소한 위선들에서 벗어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하루 밤에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허물어 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묵상에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성당 일을 부탁받으면 피하려 들고, 교회 단체에 들라고 하면 난처한 표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요? 우리는 언젠가 하늘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사람들입니다. 세례성사로 이미 그러한 자격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는 주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격에 어울리는’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불공평도 받아들이고, 억울함도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그렇게 살아간다면 ‘구원의 힘’은 반드시 우리 삶을 격상시켜 줄 것입니다.

 

법정스님께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더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 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 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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