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종으로서의 삶

더 창공 2009. 12. 7. 15:36

종으로서의 삶

 

종(種)은 생물 분류에서 가장 낮은 분류 단계이다. 종은 노비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성서에 나타난 “종”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성서적인 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해석한다면 올바른 의미를 이해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종”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때마다 주인과 부하의 관계를 표시했습니다. 즉, “종”의 개념은 주인을 위해서만 봉사해야 하는 자유의지가 없는 자인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에서“종”이란 말은 성서의 저자들이 자신을 하느님 앞에서 자기를 비하하는 자칭 대명사로 자주 사용하였으나, “종”이란 말이 자기 비하의 의미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 맺어진 언약 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 언약은 동등한 입장에서 맺어진 것이 아닌, 절대적으로 능동적인 하느님과 절대적으로 피동적인 인간 사이에 맺어진 언약입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종”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들과 언약을 맺고 그들의 주가 되셨습니다. 이 말은 하느님의 종은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약으로 당신의 백성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입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같이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이 된 나에게 절대의 헌신을 요구하는데, 그 하나는 의무적인 절대의 순종이며, 다른 하나는 절대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 온정이 그리워지는 연말이 되면 생각나는 분이 계십니다. 20세기 살아있는 성인으로 일컬어졌던 ‘마더 테레사’그 분은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하느님을 섬기듯 그들을 섬기며 한평생을 사랑으로 봉사하셨던 분입니다. 마더 테레사가 사랑하는 하느님의 곁으로 떠나신 지도 12년(97.9.5)이 되었습니다. “현대의 큰 병은 나병이나 암, 폐결핵이 아니라 자기를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평생 동안 더 큰 사랑으로 그 마음의 병을 치유해준 분이십니다.

 

마더 테레사의 어록입니다.

 

“가난은 놀라운 선물로서 우리에게 자유를 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향하는 데 장애물을 적게 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처럼 살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들을 참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 불평한다면 우리도 같은 것을 먹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지는 것이 많을수록 줄 수 있는 것은 적습니다. 고통 없이 일한다면 우리 활동은 사회사업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낙태란 두말할 것도 없이 살인입니다. 그것도 친어머니에 의한 살인입니다. 악입니다.”

 

“우리는 누구든 개종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라도요. 신앙을 갖는 것이나 개종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만이 이루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길에서 한 남자를 데려왔는데, 온몸에 구더기가 끓었습니다. 그 몸을 씻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만, 저는 예수님의 몸을 씻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날 가장 큰 병은 결핵이나 나병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남이 필요로 하지도 않으며 보살핌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육체의 병은 약으로 고칠 수 있지만, 고독·절망·무기력 등 정신적인 병은 사랑으로 고쳐야 합니다. 빵 한 조각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사랑받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은 더 많습니다.”

 

“아이가 8명이나 되는 힌두교 가족이 굶고 있다가 우리에게서 쌀을 받았습니다. 그 집 엄마가 과감하게 쌀을 반으로 나누더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돌아온 그에게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웃집 역시 굶고 있답니다.’ 이웃 회교도 가족을 위해 자기 것을 나줘준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사랑이 아닌가요?”

 

이와 같이 진심을 가지고 인도 캘커타의 빈민촌 나병환자들과 버려진 아이들,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습니다.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는 옛말에 비추어보면 마더 테레사는 오직 인간에 대한 사랑과 청빈한 삶으로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해 헌신’하며 인류가 가지는 마음의 가난마저 구했던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인간이 누릴 참 행복의 권리를 갖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소외된 분들을 찾아뵈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그분의 어려운 삶이 안타까워 남몰래 눈물을 훔친 적도 있습니다. 목욕봉사에 참여해 불편한 어르신의 몸을 손수 닦아드린 적도 있었고, 그 분의 지난 일들을 들으며 허무한 인생에서 남은여생의 행복을 빌어드리기도 했습니다.

 

곳곳에는 구세군 자선냄비와 사랑의 열매를 통해 우리가 함께 껴안아야 할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는 연말에 마더 테레사 그 분을 더욱 그리워하는 것은 사랑의 시기가 종종 연말로만 인식되는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병, 에이즈환자들과 동고동락하며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을 느끼고 스스로가 아름답게 죽어간다고 생각하도록 돌봐온 그분을 통해 이웃에 대한 사랑은 결코 시기가 있는 것도 아니며 큰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느낍니다.

 

수상 상금은 모두 소외된 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셨던 마더 테레사 그분에게서 ‘가난한 삶이 있는 곳이라면 달까지라도 찾아갈 것’이라는 봉사의 실천의지와 가장 낮은 곳에서 이루는 사랑이 모든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바람을 세밑에 가져본다.

 

몸을 낮추는 일은 들어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이라 봅니다. 개구리도 멀리 뜀박질을 하기 전에 몸을 움츠립니다. 마치 피스톤처럼 앞을 향하기 전에 뒤로 많이 물러나 있는 장면과 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고, 이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로서 사람들을 섬기며 사셨기 때문에 가장 높은 곳으로 다시 오르신 분입니다. 주님께서는 스스로 그런 말씀을 사람들에게 구원의 진리로 선포하시며 그렇게 사신 분입니다. 그래서 영혼 구원이라는 선포에는 지상과 하늘나라에서의 삶이 반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역학적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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