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사랑의 나눔 실천

더 창공 2010. 1. 5. 13:07

사랑의 나눔 실천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며 시무식과 더불어 한해의 업무를 시작합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새해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계하고 지나간 한해를 돌아보며 다 하지 못한 부족함을 새해에는 기필코 이루리라 하는 새로운 각오와 기대치는 대단합니다. 또 이때가 되면 배고픔과 추위에 못 이기고 방황하는 이들을 조금은 거들떠보는 때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코6,37)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알고 계셨을 겁니다. 군중들 중에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가 있다는 것을요! 예수님은 제자들을 시험하신 겁니다.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도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들이시고 빵을 떼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열두 바구니에 남깁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가 먹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살아있는 생명체 중에서 먹을 것을 뒤로하고 사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셨다면 확실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태양과 땅 그리고 물의 삼박자가 이 세상을 만들기기도 하지만 멸망시킬 수도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어린 소녀가 지은 시를 소개해봅니다.

 

울 엄마 이름은 걱정이래요.

여름이면 물 걱정 / 겨울이면 연탄걱정 / 일 년 내내 쌀 걱정 / 낮이면 살 걱정 / 밤이면 애들 걱정 / 밤낮으로 걱정 걱정 / 울 엄마 이름은 걱정이구요 / 울 아빠 이름은 주정이래요 / 내 이름은 눈물과 한숨이지요.

 

엄마의 이름을 ‘걱정’으로 표현한 가난한 집안의 어린 소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매일 겪는 고통과 절망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조차 전혀 보이지 않는 칠흑같이 어두운 삶을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프리카, 남미 등의 가난한 나라에서는 매일 수만 명 이상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굶주린 배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결식아동과 노인들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선 무척이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30년 전만 해도 먹을 것이 없어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나물죽, 아니면 고구마 등으로 대충 해지기전에 허기를 때우고 일찍 자라는... 뛰면 배 꺼진다는 부모님의 꾸중 아닌 꾸중을 들으면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심정으로 잠을 청해야 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뛰고 놀고 싸우는 것이 성장어린이의 정상이 아니던가요? 현재 대한민국에서 먹고 남아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0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거기다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버리는 음식물 때문에 소요되는 경비가 일 년에 무려 15조원 가까이가 낭비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음식물을 집계한다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껏 구걸을 하며 살아 왔지만 오늘날에는 원조하는 나라로 급부상 했다는 뉴스도 접합니다. 아무리 살기 좋은 세상이라지만 저 가난한 나라에서는 밥 한술이 없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어린이를 비롯해 무수히 많은 이들이 배곯음의 고통에서 해어나질 못하고 있는데, 비타민에 단백질에.. 피부미용에 좋다고 하여 얼굴에 쳐 바르는 등 온갖 마사지를 하며 자원을 낭비하면서도 저 가난한 이웃 나라의 아픔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이 마사지에 허비하고 있는 시간과 영양소들이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얼마나 많이 구제 할 수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올해 어느 기업에선 친환경을 강조 하면서 지구를 지키자는 슬로건을 내 세우기도 합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 집니다. 나눌 때 우리는 풍요로워지고 이웃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애써 모은 돈과 재물, 시간, 건강, 능력 등을 어디에 나눠 쓰며 살아가고 있나요? 그리고 우리 교회는 어떠한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가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났다고 해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조건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이는 기적을 맛볼 수 없는 것입니다. 기적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만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사줄만한 돈도 없었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는 요리기술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배고픈 군중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남들이 생각할 수 없는 높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것은 배고픈 군중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아픔을 책임지려고 하는 또 돌보아 주려는 착한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한 해는 2010년이 아니라도 계속 찾아오고 지나갈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뜻이며 진리입니다. 이 진리를 진정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 때 그 때 주님의 따스한 손길이 나를 감싸 안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부족함이 내 마음에 있다면 이 순간 다 풀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 하는 것입니다. 이 기회는 내년이라는 아니 내일이라는 조건하에 다시 주어질 것입니다. 내가 죽지만 않는다면......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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