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주님 봉헌 축일

더 창공 2010. 2. 2. 13:11

주님 봉헌 축일

 

예수 성탄 대축일 후 40일째 되는 날 2월2일은 예루살렘성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기념한다. 구약성경에 언급된 정결예식의 규정에 따라 사내아이를 낳은 경우 산모는 출산한지 40일 만에 성전에 나아가 몸을 정결하게 하는 정결례를 치러야 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도 첫 남자아기는 하느님의 소유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바쳐야한다는 율법 규정에 따라 아기예수님을 성전에 바치고 제물로 정화예식과 속량을 치렀다. 1969년까지 이축일의 공식적인이름은 성모 취결례(산모가 출산 후 성전에 나아가 예물을 올리는 의식)였으나 현행미사 전례서에서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날 교회는 전통적으로 1년 동안 전례에 사용할 초를 축복하는데 미사 전례 전에 초 축복과 봉헌행렬이 이루어진다. 이 축일에 미사 고유 전례문 들은 모두 루카복음의 내용을 주제중심으로 삼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주님봉헌축일을 봉헌의 날로 제정하고 해마다 전세계교회가 이를 기념 하도록 하였다. 교회는 이날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재속회. 은수생활, 동정녀 회 등에 몸담은 이들, 특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을 증거 하는 수도자들을 기억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아울러 봉헌생활을 하는 이들 스스로도자신의 봉헌을 새롭게 하여 주님과 교회 세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 조명연 신부 - 빠다킹 신부 -

여러분 자녀가 학교에서 상장을 받아왔으면 좋은 소식일까요? 나쁜 소식일까요? 당연히 좋은 소식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옆집 아이도 받아왔습니다. 처음처럼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그래도 나쁜 소식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 상장이 아이들 기 살려준다고 전교생 모두 준 것이라면 어떨까요? 환장할 소식일까요? 이러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모두가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약간의 부정적인 마음이 나쁜 소식, 환장할 소식으로 변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두 마리의 개구리가 크림 깡통 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한 개구리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렇게 죽는구나. 아무도 도와주지 못할 테니 우린 여기서 죽고 말 거야. 그렇다면 그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결국 이 개구리는 슬피 울다가 크림 속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한편 또 다른 개구리는 열심히 헤엄을 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계속 헤엄치다 보면 얼마 동안은 살 수 있겠지. 아무것도 해 보지 않고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이 개구리는 얼굴에 묻은 크림을 닦아 내며 열심히 헤엄을 쳤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글쎄 크림이 굳어 버터가 된 것이지요. 결국 개구리는 굳은 버터를 밟고 깡통에서 빠져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서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오늘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서 예수님을 낳은 뒤 40일(부정기간: 7일, 외출금지기간: 33일) 만에 정결예식을 행하셨지요. 그리고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십니다.

바로 그때 시메온이 나타나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지요.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적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이 말을 들은 예수님의 부모님은 어떠했을까요?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말입니다. 시메온은 성모님께 말하지요.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처음의 이야기는 정말로 좋은 소식인데, 나중의 이야기는 왠지 께름칙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이야기를 가슴에 새겨두십니다. 즉,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쁘게 아기를 성전에 봉헌하셨습니다. 고생길이냐 편안한 길이냐 라는 두 갈래 길을 만나면 우리들은 편안한 길만 선택 할 텐데,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길이 하느님의 뜻이기에 이 두 갈래 길 모두를 받아들이십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매 순간 내게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과 같이 하느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기쁨의 봉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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