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용서하지 않으면

더 창공 2010. 3. 9. 09:46

용서하지 않으면

 

(마태오18,35)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용서 하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우린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하는 원초적 이야기부터 듣고 듣고 또 들으며 성장 해 왔고 지금 현실에 까지 이어오고 있으나 용서의 힘이 얼마나 큰지는 간파하면서도 용서하기란 바늘 끝만큼도 못하게 용서를 하려고 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용서하겠다는 결정은 곧 현재의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 라고 하면서 남을 이해하기보단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도 어렵지만 자신을 용서하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히며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폭식하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굶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모든 관계를 하나하나 파괴해 가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가난과 질병 속에서 사는 것으로.........

 

이런 고통의 밑바닥에는 “나는 못된 짓을 많이 했어” “내가 잘못한 거야” 혹은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자격이 없어”라고 체념하고 살아가려는 마음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마와 싸우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는 지은 죄가 많아 내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자격이 없다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분노 증오의 결과가 부메랑이 되어 나를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내가 용서를 함으로써 악의 굴레에서 연결고리를 끊어 버리고 악의 연속성에서 탈피하여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은 “심각한 오해와 야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과거의 일에 얽매여 누군가를 탓하거나 아니면 내 탓으로 돌리며 살겠다.”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면 죄의식에 빠져 엄청난 마음의 고통을 가지고 힘들게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용서하는 것이야 말로 남과의 생존 경쟁에서 낙오 되고 뒤쳐진다는 자괴감에서 헤어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으면 자신이 괴롭기 마련이고 요즘엔 죄지은 사람들이 오히려 활개를 치며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용서해준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으며 피해망상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든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죄지은 사람은 용서해준 사람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조차 못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사순 제3주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안정을 찾았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부활의 기쁨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말 영원히 용서 하지 못할 그런 최악의 상황이라해도 용서 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주님께 전심으로 청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은 어떻게 산정 하고 있는가? 이는 춘분 즉 3월 21일이 지나고 난 첫 만월 즉 춘분이 지나고 첫 보름이 지난 주일을 부활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한 대축일에서 역으로 40일이 되는 날이 바로 재의 수요일로 재의 예식을 받으며 시작하는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내 생애에 가장 멋진 주님의 부활을 이웃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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