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지옥에 대한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

더 창공 2010. 6. 7. 09:42

지옥에 대한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 (이중섭 신부)

   

성서가 비록 구원을 선포하지만 신약성서 안에는 지옥에 대한 이야기가 60번 이상 등장한다. 주님께서는 후기 유다교의 사상을 이어받아서 당신의 설교 안에 지옥에 대하여 여러 번 언급하셨다. 특별히 주님께서는 '게헨나'라는 공간적인 표상을 쓰면서 지옥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바오로 사도의 편지나 사목서간, 묵시록 등에도 지옥의 실재와 지옥 벌의 영원성이 여러 번 언급된다. 결국 신약성서는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서 지옥 얘기를 하거나 혹은 단순히 신화로 간주하지 않고 지옥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옥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대죄를 가진 영혼들이 영원히 하느님을 잃고 벌을 받는 상태가 지옥이다. 전통적인 신학은 지옥 벌의 본질이 실고(失苦)라고 가르친다. 실고는 인생의 최후 목적인 지복직관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인생의 최후목적은 하느님을 만나서 영생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 영혼은 하느님께로 가도록 마련되었다. 이 세상에 있을 때는 헛된 것에 정신이 팔려서 이 사실을 모르고 살다가 죽게 되면 이 사실을 속속들이 깨닫고 하느님께로 가고 싶어 애를 태운다. 그러나 애를 태우면 태울수록 점점 더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고 그분을 만나지 못하게 될 때 얼마나 괴롭겠는가? 그리고 자기 탓으로 그렇게 되었음을 생각할 때, 값진 인생을 허송하였음을 생각할 때, 뼈아픈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든지 하느님을 만날 길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은 얼마나 절망적인 것인가? 영혼이 하느님을 잃어버리게 되니까 결국 모든 은총을 상실하고 지성은 어두워져서 진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의지는 악으로 고정되어 버린다. 이것이 지옥 벌의 본질이다.

이에 덧붙여 각고(覺苦)라는 것도 있다. 각고는 하느님을 배척하고 피조물과 옳지 못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과의 관계도 끊어지면서 느끼는 고통을 말한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므로 피조물과의 관계도 당연히 끊어질 수밖에 없다.

   

2) 지옥 벌은 영원히 간다. 성서는 지옥 벌의 영원성을 가르친다. 천상복락이 영원하듯이 지옥벌도 끝이 없다. 죽음으로써 인생의 시험기간은 끝나는 것이고 더 이상 영혼의 상태가 개선될 여지가 없어진다. 나무가 한 번 쓰러지면 쓰러진 그대로 있듯이, 대죄를 지닌 채 그대로 세상을 떠난 영혼은 악질로 고정되어 더 이상 회개할 수도 없으므로 그 죄악도 영원히 남을 것이고 그에 대한 벌도 역시 영원히 존속할 것이다.

   

3) 대죄의 경중에 따라 지옥벌이 서로 다르다. 다시 말해서 지옥 벌에도 가볍고 무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천국의 영혼들이 각기 그 공로에 따라 복을 더 받고 덜 받고 하는 것처럼 지옥 영혼들도 그 죄악의 크고 작음에 따라 벌을 더 받거나 덜 받거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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