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교리상식

수도생활의 의의

더 창공 2010. 6. 17. 11:18

수도생활의 의의 (이중섭 신부)

   

수도자들은 교회의 교계적 구조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성직자와 평심자 사이에 위치한 중간 계급의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수도자의 신분은 하느님 백성의 생활양식에서 온 것이다. 즉 하느님의 백성은 그 생활양식에 따라 수도자와 재속인(在俗人)으로 구분되고, 그 직분에 따라 성직자와 평신자로 구분된다. 그러므로 성직자나 평신자 양쪽에서 수도성소가 나올 수 있다. 성직자로서 수도성소를 사는 사람들이 곧 수도회 신부들이고 평신자로서 수도성소를 사는 사람들이 수녀들과 평수사들이다. 수도자들은 그 생활양식으로 볼 때 세속을 떠나서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지 성직자 직분을 맡은 사람들은 아니다.

   

수도자는 청빈, 정결, 순명의 3대 서원을 통하여 자신을 오롯이 하느님께 봉헌하며,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면서 교회의 거룩함의 표지가 되고 앞으로 완성될 교회의 모습을 미리 보여 주는 사람이다.

   

수도생활의 의의는 청빈, 정결, 순명서원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를 증거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수도자들은 그 존재 자체로써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하느님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을 드러내 주고, 앞으로 누리게 될 천국 영광을 예고한다. 그러므로 수도자는 무슨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이미 그 신분 자체로써 그리고 청빈, 정결, 순명이라는 그 생활 자체로써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고 선포하는 사람들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수도자가 아무 일도 안하고 밥 세끼만 축내고 지낸다고 해도 수도자로 살고 있는 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아주 큰일을 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수도자는 자기의 신분을 지키고 세 가지 서원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도자들은 교회의 예언직에 깊이 참여하며, 교회의 거룩함의 표지이다. 수도자들은 그 신분으로써 진복팔단을 실천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수도자들은 3대 서원을 통해서 이 세상 욕심과 자애심에서 해방된 삶을 영위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오심을 앞당기는 종말론적 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