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훈화

잡초 인생을 살자

더 창공 2010. 7. 26. 14:15

잡초 인생을 살자

 

마태오[13,36-39]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잡초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 희망하지 않은 장소에 생육하는 초본이나 목본성 식물의 총칭.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불필요한 식물들. 로 정의 되어 있습니다.

 

잡초하면 무조건 나쁜 역할을 하는 쓸모없는 식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벼, 보리, 밀 등이 꽃밭의 정 가운데에서 자라나고 있다면 아무리 식생활의 근원이 되는 쌀, 보리, 밀이라 해도 잡초에 불과한 것입니다. 잡초란 정말로 있을까요? 이 세상에 풀의 종류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잡초란 이름의 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농작물 속에 자기가 심지 않은 곡식이 자라면 잡초라고 뽑아버리게 됩니다. 만일 들깨 밭에 참깨가 자라 올라온다면 참깨는 잡초가 되고 반대로 참깨 밭에 들깨가 지라 올라온다면 들깨는 잡초가 되어 뽑혀 죽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말 하고 있는 잡초란 인간의 자의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세상 모든 사물들이 꼭 필요한 제자리에 있을 때에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잡초의 굴레에서 벗어날 뿐 그 외의 다른 장소에 즉 있을 자리에 있지 않다면 그 모든 것은 잡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심어 잘 가꾸지 않는 식물들의 생명력은 독하다고 하는 표현이 부족 할 만큼 강합니다. 오뉴월 뙤약볕에 열흘을 밭두렁에 뽑아 던져 놓아도 쇠비름 같은 식물은 비가 내리면 곧장 잘 살아납니다. 이 쇠비름은 악창과 옴, 습진, 종기, 아토피성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와 이질이나 만성 장염을 치료 하는 동시에 장을 튼튼하게 뿐만 아니라 대변과 소변을 잘 나오도록 치료하는 데 놀랄 만큼 효험이 있는 약초이라 하여 저만 해도 시간을 내어 채취하러 들로 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남들은 잡초라 하지만 필요한 나에게는 결코 잡초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대개 잡초들은 온몸이 다 뜯겨 상처를 받아도 또 살아납니다. 생명력이 강한 풀 그 이름 잡초라 했던가요?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잡초란 식물들 대부분이 한방약초로 쓰이고 있습니다. 인간이 멸시하며 밟고 또 밟아도 인간들의 병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야생에서는 어린 식물이 더 생명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성장한 식물은 줄기와 잎이 뜯기면 죽지만 어린 식물들은 뜯겨도 또 재생되어 자라납니다. 잡초는 사람들의 손에 뜯기고 상처를 받음으로 해서 더 강한 식물이 되었을까요? 잡초 같은 인생이 더 병에 전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아무 가치도 없는 잡초로 살라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요즘 논이나 밭두렁을 지나다 보면 농부의 손에 뿌리 채 쥐어뜯겨 버려진 잡초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곧 선택받는 삶, 버려지는 삶 두 부류로 나누어지게 됨을 체험합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잡초의 숨결에 더 신경을 쓰게 됨은 무엇을 의미 하는지 좀 더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아 멘 -

 

잡초의 인생 - 美 庭 -

 

알아주는 이 없지만/ 나/ 태어나

나에게/ 주어진/ 작은 사명/ 감당하며

오늘의 길을/ 걸어갑니다.

친구도 없고/ 아는 이 없지만

한켠에/ 머물러 있으면/ 어디선가 다가서는/ 바람이 있어

벗이 되겠다며/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삶인데/ 바람이 알아주며

지나는 빗줄기가/ 뽀얀 먼지를 씻어주며/ 함박웃음 머금게 해줍니다.

바람과/ 빗줄기가 있어/ 행복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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