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공감

마지막 달력

더 창공 2009. 12. 2. 13:44

마지막 달력 - 진장춘 -

 

 

섣달 달력 한 장이

벽에 붙어 떨고 있다.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달력이 한 장씩 떨어지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철이 바뀌고

추억과 상처가 낙엽처럼 쌓인다.

 

마지막 달력이 떨어지면

나무는 나이테를 만들지만

인간의 이마엔 주름이 늘고

인간은 한해를 역사 속에 꽁꽁 묶어놓는다.

 

새 달력이 붙고

성장과 쇠퇴가 계속되고

그리하여 역사는 엮어진다.

크리스마스, 송년모임,신년회

모임에 쫓겨 술에 취하다 보면

후회할 시간도 없이 훌쩍 세월은 넘어간다.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짓는다.

그러면서 또 한해가 역사 속으로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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