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공감

12월

더 창공 2009. 12. 1. 12:08

12월 - 곽혜란 -

 

 

이제 너를 보내려고 해.

함께 보낸 긴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해서

너를 쉽게 놓아주지 못하나봐.

너를 읽기에 늘 조급했던 나는

내내 우울했었지.

햇살 조요하는 이른 아침

우두커니 창가에 서서

이별의 인사를 적는다.

너를 보낸다는 것은

잊겠다는 것이 아니다.

너로 인하여 행복했던 기억과

너에게 닿기 위해

밤새워 노 저어 가던 날들.

그 벅찬 여정을

기꺼이 기억하기 위함이다.

아름다운 시절이었노라고

내 깊은 곳에 새기기 위함이다.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너를 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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