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 곽혜란 -
이제 너를 보내려고 해.
함께 보낸 긴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해서
너를 쉽게 놓아주지 못하나봐.
너를 읽기에 늘 조급했던 나는
내내 우울했었지.
햇살 조요하는 이른 아침
우두커니 창가에 서서
이별의 인사를 적는다.
너를 보낸다는 것은
잊겠다는 것이 아니다.
너로 인하여 행복했던 기억과
너에게 닿기 위해
밤새워 노 저어 가던 날들.
그 벅찬 여정을
기꺼이 기억하기 위함이다.
아름다운 시절이었노라고
내 깊은 곳에 새기기 위함이다.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너를 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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