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우산
어느 마을에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자 사람들은 신의 저주가 내린 것이라고 했다. 땅은 갈라지고 먹을 물조차 귀해지자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내자고 했다.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내리기를 기다렸지만 하늘은 항상 푸른빛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은 갈수록 삭막해지고 우물을 찾으러 나섰지만 어느 곳에서도 우물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마을입구 읍내로 나가는 길에 조그마한 교회가 하나 있었다. 시골 교회인지라 신자는 몇 사람 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남들보다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가뭄으로 인해 마을회관에 모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제안을 했다.
‘교회에 가서 부탁을 해봅시다. 그들의 신께 부탁을 하면 들어 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언젠가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하느님이 그 분의 아버지라고 하더군요. 우리의 아버지들도 우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해결해 주시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교회를 찾아가 비가 내리도록 기도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면 내일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기도를 드립시다.’
신부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다음날 사람들이 모여 정해진 동산으로 기도를 하러 갔다. 하늘은 여느 때와 다름이 없었다. 몸에는 땀이 흐르고 햇볕은 강하여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때였다.
모두들 더위를 탓하며 걷는데 어린꼬마 하나가 커다란 파란 우산 하나를 들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걷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한마디씩 말을 했다.
‘얘, 꼬마야, 너 키보다 큰 우산을 왜 가져왔니?
하늘을 봐라. 비라도 내린다더냐?’며 말을 했다.
그때 꼬마가 이렇게 말을 했다.
‘지금 우리가 비 내리라고 기도하러 가잖아요.
기도가 끝나면 비가 올 텐데요.’
사람들은 그때서야 자신들이 지금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러 간다는 것을 깨닫고
믿음 없음에 부끄러워하며 어린아이의 깨끗한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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